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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돌가루로 캔버스에 아로새긴 호국정신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1.12.15
첨부파일0
추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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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061
내용

돌에 생명을 불러일으키는 장영준 화백. 그가 '호국화'를 공개했다. 150호다.

그는 지난 2001년 10월 골수형성이상증후군(골수 내 혈액세포 이상으로 생기는 병)을 진단받은 후 병마와 힘든 사투를 벌여왔다. 하지만, 그는 붓을 놓지 않았다.

장 화백이 주로 그리는 것은 꽃. 하지만, 이번에 택한 것은 훈장이다.

"10년에 걸쳐 완성했어요. 한국에 있는 훈장은 죄다 모아놨죠.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참전 용사의 호국정신을 되새기고 싶었습니다."

 

장 화백은 일본서 태어나 청소년기를 일본에서 보냈고 6·25전쟁에 참전을 했다. 실제 그의 집에는 6·25 참전용사 증서와 국가유공자증서, 감사패 등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병의 특성상 손과 발이 퉁퉁 붓고,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어 오롯이 작품에 집중할 수 없었다.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됐죠. 훈장에 대한 자료는 물론 작품에 사용되는 돌가루도 쉽게 채집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국가유공자와 참전용사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심을 했죠."

꽃을 담을 수 있는 꽃병에 훈장이 가득 담겼다. 곱디고운 돌가루를 재료 삼아 완성한 '호국화'를 보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빛에 따라 은은히 반짝이는 것이 진정 돌가루인가, 장 화백의 혼이라도 담긴 것일까, 눈이 의심될 정도였다.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싶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요. 고열과 몸살 증세로 며칠 전에 병원에 입원을 했습니다."

그가 처음 병명을 들었을 때 1945년 8월 9일 미국의 일본 나가사키 원폭 투하가 떠올랐다. 원폭투하 다음날 아버지를 찾아 피폭된 도시를 돌아다녔던 것이 그의 뇌리를 스친 것이다. 그가 원폭피해자인 사실을 일본정부에 꾸준히 제기했지만 일본 정부는 아직 인정을 하지 않고 있다. 몇 달 전 일본 시민단체 대표와 변호사, 신문기자가 그를 찾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현재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이 진행 중이다.

"모든 사물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 매체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습니다.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안에 '우리 것'을 담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어요. '호국화'를 통해 국가유공자와 참전용사의 숭고한 뜻을 이어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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