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ENU

지역정보

제목

'예향 마산'있게 한 그 시절로 시간 여행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3.07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534
내용

[판]마산 원로·후배 예술인 한자리에…60∼70년대 활동한 예술인 작품 전시, 이광석 시인 "문예부흥에 보탬되길"

 

지난 2월 28일 오후 5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홍화집에 지역 문인, 작가 등 예술인들이 하나 둘 나타났다. 원로 선배 예술인이 들어서자 먼저 와 있던 후배 예술인들이 일어서서 "선배님"하며 손을 맞잡는다. 5시가 넘어서자 식당 홀이 가득 찼다. 지역 예술인 40여 명이서 "선배님"하며 손을 맞잡는다. 5시가 넘어서자 식당 홀이 가득 찼다. 지역 예술인 40여 명이 모였다. '마산의 옛 낭만 추억을 만나다'라는 행사를 위해서다. 식당이자 통술집인 홍화집 벽에는 작품들이 빼곡히 걸렸다. 대부분 1960∼1970년대 활동하다 작고한 예술인의 시화, 그림, 사진이다. 손 글씨로 된 팸플릿도 눈에 띈다. 지역 예술인들의 사랑방 '홍화집'에서 그렇게 원로 예술인들은 후배들과 함께 지난 세월을 추억했다.

재경마산학우회 <남도> 창간호(오른쪽) 등 각종 자료들

◇작고 예술인의 진품명품 = 이날 오하룡 시인과 함께 행사를 기획한 이광석(81) 시인은 "TV 진품명품을 자주 본다. 이곳에 전시된 작고한 예술인들의 작품은 내 마음속 진품명품이다. 요즘은 옛것에 대한 기억을 소홀히 하는 것 같다. 1960∼1970년대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산에서 치열하게 작품 활동을 하다 작고한 예술인들의 작품을 다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어서서 작품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맨 왼쪽은 통영 항구만 그린 이태규 작가 작품이고, 가운데는 권영호 작가의 초창기 사실적 그림이다. 그 옆의 꽃 그림은 류시원 화백 것이다. 송인식 동서화랑 관장, 전혁림 화백 등이 함께 찍은 사진도 있다. 변상봉 교수가 그리고, 오하룡 시인이 시를 쓴 시화도 있다. 김수돈 시인이 시를 쓰고, 박홍석 화백이 그리기도 했고, 정진업 시인이 시를 쓰고, 유택열 화백이 그림을 그린 시화도 있다."

어느 것 하나 귀중하지 않은 게 없다며 말을 이었다. 문신 조각가가 프랑스 파리에서 1978년 이광석 시인에게 보낸 손 편지도 액자에 넣어 간직했다가 이날 선보였다.

문신 조각가가 지난 1978년 이광석 시인에게 보낸 손 편지

◇김수돈 시인의 술 사랑 일화와 교당의 회상 = 후배 문인들은 시 낭송으로 원로 문인에게 화답했다. 김춘수의 '꽃', 김수돈의 '우수의 황제', 김세익의 '석류'를 웅변하듯 낭독했다.

김수돈 시인의 '우수의 황제'가 낭독되자, "선생님 시는 술을 마시면서 들어야 한다"는 외침이 곳곳에서 터졌다. 김미윤 경남문학관 관장은 김수돈 시인의 술 사랑 일화를 소개했다. "김수돈 시인이 너무 가난해서 술 마실 돈이 없었다. 그래서 자산동, 완월동 술집에 돈 대신 옷을 맡겨서, 옷 없이 다니기도 했다."

이날 최고령자인 미인도를 그리는 교당 김대환(88) 화백은 주섬주섬 옷 주머니에서 1988년 제1회 고모령 대동제 사진을 꺼냈다. 자신이 가운데에 서서 말하고 있고, 옆에 다른 예술인들이 앉아 있는 모습이다. 김 화백은 "같이 그림 그렸던 사람이 60대가 돼서 다 죽었다. 나는 운이 좋아서 지금까지 살아 있다. 작년에 너무 아파서 내가 죽었다고 소문이 났다. 일본서도 지인들이 죽었느냐고 연락이 왔다. 미인도가 세밀화이다 보니 숙여서 작업 하느라 허리가 많이 아프다. 지금은 조금 좋아졌다. '게' 그림 그리는 최운 선생과 형, 동생 하면서 친했다. 문신 선생은 해방 때 우연히 시민극장 앞을 지나다가 만나서 잘 지냈다. 그때 문신 선생이 극장 간판을 그리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교당 김대환 화백

◇예술인 사랑방 '홍화집' = 술과 음식이 옛 이야기를 북돋을 때 최경주(69) 홍화집 사장의 손은 분주했다. 홍화집은 지난 1980년 문을 열었고, 지금까지 지역 예술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 사장은 "돌아가신 송인식 동서화랑 관장, 변상봉 경남대 교수님이 자주 찾았다. 이광석, 서인숙, 이우걸 시인 등 지역 문인들이 자주 온다. 편하고 부담 없이 다녀갈 수 있어서 예술인들이 특히 우리 집을 좋아하는 것 같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경주 홍화집 사장

이날 참석자들은 '예향 마산'을 자주 되뇌었다. 이광석 시인은 "뭐 있나. 오늘 선배 작고 예술인이 남긴 예술혼을 보고, 마산 문화 예술의 부흥을 위한 작은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통술집 '홍화집'에서 '마산의 옛 낭만 추억을 만나다'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날 행사를 기획한 이광석 시인이 벽에 걸린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강해중 기자 midsea81@idomin.com
0
0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