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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경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이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 학생을 격려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어머니가 편하게 쉬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둘이서 여행도 가고 싶고요. 4월에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갔는데….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거든요.” 말마다 어머니 이야기로 시작해 끝났다.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인 도현(16·가명) 군은 식당일을 하는 어머니와 둘이 산다. 다섯 살 때 갑자기 심장마비로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아들을 먹이고 입히기 위해 식당일을 시작했다. 몸 뉠 곳도 없었지만 지금 일하는 식당 주인이 사정을 듣고 식당 3층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해 줘 시름을 덜었다. 하지만 지금껏 쉴 틈 없이 일한 탓에 손목과 무릎, 허리가 아파 밤새 끙끙 앓는 어머니를 볼 때마다 도현이 마음은 무겁다. 도현이는 하루빨리 취업해 어머니의 짐을 덜고 먼 훗날 최고경영인이 돼 어머니를 편안하게 해줄 생각이다. 어머니 얘기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또 다른 남자가 있다. 최충경(66)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이다. 최 회장이 1004인의 기적에 동참하면서 도현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도현이와 최 회장이 30일 오후 창원상공회의소에서 처음 만났다. 최 회장도 다섯 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가 닭을 키워 5남매를 키웠다. 성공한 그가 형편이 어려운 고등학생의 공부를 돕기 위해 창원 창신고에 찾아가 기숙사와 체육관을 지어달라고 돈을 내놓으면서 유일하게 한 부탁은 두 건물 명칭에 어머니의 이름을 넣어달라는 것이었다. 도현이는 자신과 처지가 비슷했던 멘토가 어떻게 그 자리에 올랐는지 궁금했다.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셨어요. 그리고 경남스틸 같은 곳에 입사하려면 뭘 준비해야 할까요.” “열심히, 정직하면서도 배포 있게 살아야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해야 해. 돈은 쉽게 버는 거 아냐.” 어려운 집안형편에도 대학을 졸업할 만큼 학구열을 가졌으며, 취직해 삼성전자까지 다녔으면서도 스스로 기업을 만들어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배워 오늘에 이른 최 회장의 대답이었다. 그 결과 그는 현재 매출이 시작할 때의 70배에 달하는 경남스틸을 일궜다. “우리 도현이가 열심히만 한다면 경남스틸 취업을 보장해 줄 수 있지. 하지만 일단은 네가 더 성장할 수 있는, 더 좋은 회사를 목표로 삼고 공부해.” “와, 이 취업난에, 도현이 좋겠다.” 함께 있던 모든 이들이 최 회장의 말에 깜짝 놀랐다. 도현이의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최 회장의 얼굴에도 미소가 돌았다. 한두 해 남을 돕는 일을 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어릴 적을 보는 듯한 도현이에게 남다른 애착이 가는 모양이었다. 셀 수 없이 많은 기부를 한 최 회장이지만 이날 유난히 표정이 밝았다. 그는 “해 본 사람만 알아요. 나눔이 얼마나 중독성이 심하고 전염성이 강한지”라고 하면서 활짝 웃었다. 중독성 있는 나눔에 전염되고 싶은 이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055-237-9398)에 문의하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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