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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심 우리 학교, 문화예술로 생기 찾기

작성자
이효진
작성일
2016.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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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0
조회수
855
내용
구도심 우리 학교, 문화예술로 생기 찾기
_예술꽃 씨앗학교 창원명곡여중 최정란 교장
 
 
 
 
정봉화 기자 bong@idomin.com 2016년 03월 02일 수요일
 
 

창원시 명서동에 있는 명곡여자중학교는 전체 10학급에서 올해 두 학급이 줄었다. 구도심 학교로 갈수록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명곡여중이 3월 특별한 봄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공모한 '2016 예술꽃 씨앗학교'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예술꽃 씨앗학교는 문화예술 소외 지역의 작은 학교(전교생 400명 이하)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지역사회와 함께 만들어가는 씨앗학교를 통해 아이들이 문화적 감수성과 표현력을 키우고, 창의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올해 명곡여중을 비롯해 김해 대진초교, 산청 생초초교 등 전국 14개교가 선정됐다. 예술꽃 씨앗학교에 선정되면 3년 동안 최대 8000만 원까지 예산을 지원받는다.

명곡여중 최정란 교장은 이번 사업 선정에 기대가 컸다. 지난 26일 오후 명곡여중 교장실에서 최 교장을 만나 앞으로 시작하게 될 문화예술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공모교장, 학교 변화를 고민하다

최 교장은 지난해 3월 공모교장제로 이 학교에 부임했다. 공모교장제는 연공서열 등 승진에 따른 교장 임용 방식이 아닌 공개모집을 통한 교장 임용 방식이다. 유능하고 전문성 있는 교장을 임용함으로써 학교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 공교육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2010년 도입됐다.

경남교육청도 공모교장제를 활성화하고자 대상 학교를 늘리려고 하지만, 지원율은 낮은 편이다. 공모 교장은 4년간 의무복무를 해야 하는데다 교장직 수행과정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큰 탓에 지원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최 교장은 정년퇴직 4년을 남겨두고 공모교장에 응모했다. 남은 교직생활을 명곡여중에서 마무리하는 셈이다. 최 교장은 "임기 마지막 학교인 만큼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학교 주변 여건 등을 고려해 구도심 학교 살리기 방안을 고민하다 이 사업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창원명곡여중 본관 건물 한가운데에는 학생들 작품이 전시된 '명곡갤러리'가 자리 잡고 있다. 명곡갤러리에서 학생들 작품을 설명하는 최정란 교장. /정봉화 기자

여중생 문화예술감성을 살리자

최 교장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찾아오는 학교'로 만들려면 특화프로그램을 운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각종 교육지원 사업들을 찾아보다 예술꽃 씨앗학교 지원사업을 발견했다. 최 교장은 문화예술교육분야가 여자중학교 감성에도 어울리겠다고 판단했다. 혼자 사업설명회를 쫓아다니며 응모를 결심한 최 교장은 지난 연말 종업식을 앞두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음악·공연·시각·통합예술 등 다양한 문화예술분야 가운데 학생들이 선호하는 분야를 물었다. 당시 280명 안팎의 전교생들은 대부분 시각(만화·애니메이션) 분야를 관심분야로 꼽았다.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 교장은 지원사업 응모에 필요한 1차 서류심사부터 사업계획 설명까지 직접 발 벗고 나섰다. 담당을 맡은 이혜영 교사(연구부장)의 역할도 컸다. 최 교장은 "학생과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학부모들 응원까지 보태져 뜻깊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예술꽃 씨앗학교 운영방식은

1차 기반조성기, 2차 성장기, 3차 확산 및 정착기 단계로 운영한다. 학교별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장기 계획을 세우고, 학교별 특성화 모델을 구축해 프로그램을 심화·확산해간다.

명곡여중은 시각(만화·애니메이션)예술교육 분야를 특화할 예정이다. 만화스토리텔링·색감즐기기·클레이아트·기초드로잉·사진영상미디어 등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자 계속 다듬고 있다. 우선 아이들에게 최적의 교육을 지원해줄 열정적인 외부강사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3월 개학과 동시에 외부강사 채용에 나서 이달 중순부터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미술교과와 연계한 학교 수업에만 그치지 않고 방과 후 수업과 동아리 활성화를 통해 학생들의 진로교육과도 연계할 방침이다. 최 교장은 "문화예술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학생들의 다양한 재능과 흥미를 끌어내 미래 인재를 길러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문화예술 발전도 기대

최 교장은 이번 예술꽃 씨앗학교 선정으로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를 포함하는 문화예술교육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사업 선정이 문화예술에 대한 사교육비 절감과 문화 소외지역 학생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데도 의미 있다고 최 교장은 설명했다. 무엇보다 명곡여중을 지역 문화예술교육이 특화된 학교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다.

아울러 지역주민 연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해 지역사회에도 이바지할 방침이다. 지역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공예·미술치료, 인근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예술동아리 지원 등 지역민에게 개방하는 '토요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역사회 문화예술 관련 기관·단체와 연계를 강화해 지역문화예술 환경 개선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명곡여중은 창원시 도심재생 프로젝트 사업에도 응모해 4000만 원 상당 예산도 지원받게 됐다.

최 교장은 "창원시가 광역시 수준의 큰 도시임에도 구도심을 중심으로 학생 수 급감 등으로 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명곡여중도 마찬가지"라며 "특히 우리 학교는 비오면 실내에서 체육수업을 할 수 있는 강당도 운동장도 없는(인근 명곡초등학교와 공동 사용) 열악한 환경이지만, 이번 사업 선정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진로를 선택하는데 길잡이가 되고, 지역 문화예술교육의 선도 역할을 하는 학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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