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전시소식
창원대 미술학과, 축제 때 주점 대신 작품 전시
미술학도가 또래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미술관 이야기는 어떨까?
창원대 미술학과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열린 '봉림대동제'에서 찾아가는 미술관을 기획했다. 학생들은 대학 축제가 한창이던 지난 사흘간 주점 대신 '미술관 가는 길'을 열었다.
지난 2일 창원대 봉림관 앞은 그림을 보고 초상화를 그리고 목각 인형을 만드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1학년 신동훈 씨가 도슨트로 나서 관람객에게 직접 작품을 설명했다.
천막 속 미술관에는 미술학과 학생들이 작업한 회화와 조각 등 20여 점이 전시되어 있었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그림을 구경했다. 3학년 장건율 씨가 그린 '나는 SEX 말고 무엇을 생각하는가'가 강렬한 제목 덕에 호응이 높았다.
신 씨는 "내가 나서서 그림을 설명하기보다 관람객이 물어보면 답해준다. 관람객이 작품을 보고 직접 느끼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미술학과 천막을 찾은 학생들이 전시된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이미지 기자
미술관을 찾은 제유빈(의류학과 2학년) 씨는 "그림에 관심이 많지만 미술관은 생소하고 어려웠다. 오늘 또래 친구의 설명을 듣고 나니 앞으로 편하게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10분 정도 관람을 하고 미술관을 빠져나오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쌀을 기부해 초상화를 받을 수 있고 재료비를 내면 자신만의 목각인형과 에코백을 만들 수 있다. 손목이나 발등에 헤나도 할 수 있다.
미술학과는 모인 쌀과 기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쓸 계획이다.
미술관 가는 길을 기획한 3학년 이승욱 씨는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의 발길도 이어졌다"며 "먹고 소비하기는 축제가 아니라 학과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하고 싶었다. 이러한 취지를 대학 측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찾아가는 미술관이 캠퍼스 곳곳에서 열리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미술학과 학생들이 쌀을 받고 초상화를 그려주고 있다. /이미지 기자
미술관 가는 길 공동 기획자 3학년 장건율 씨는 창원대학교 63호관 1층 전시실, 경남도립미술관, 성산아트홀 등 지역에 다양한 미술관이 있지만 학생들의 발길이 저조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장 씨는 부담없이 작품을 감상하는 법을 알려줬다. "미술관을 영화관처럼 생각하자. 출발 전 보고 싶은 전시 일정과 관람료를 확인한다. 미술관에 들어가기에 앞서 전시 팸플릿을 보고 이해한다. 마지막으로 나만의 시각으로 부담없이 감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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