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전시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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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에 담은 삶의무게
우귀화 기자 wookiza@idomin.com 2015년 09월 25일 금요일
몸을 지탱하는 원동력. 발이다. 한경희(51) 작가는 발에 주목했다. 삶의 무게를 짊어지는 발을 작품으로 표현해냈다.
창동예술촌 입주 예술인인 한 작가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갤러리에서 발을 소재로 한 '워크 앤 러닝(Walk & Running)'이라는 제목의 전시를 열었다.
전시장에 천으로 만든 기다랗고 알록달록한 작품만 봐서는 작품의 정체를 알 수 없다.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린 호박이나 파프리카처럼 생긴 작품이 '삶의 무게'인 '짐'이라고는 예상치 못한다. 예쁜 작품을 안아보고, 만져볼 수도 있다. 작품 대부분은 조그마하게 붙은 작품명을 보고서야 '아, 이게 발이구나' 하고 작품을 다시 보게 된다.
한경희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우귀화 기자 |
한 작가는 "지금까지 '리빙 컨디션(living condition·생활 상황)'이라는 큰 주제를 갖고 작품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텐트 등으로 '자아의 성'을 표현했고, 올해는 발을 생각하게 됐다. 작년 겨울에 빨리 뭔가 이루고 싶은 마음에 뛰다가, 크게 넘어진 적이 있다. 마음만 앞서지 않고 경쾌하게 '쭉쭉' 걸을 수 있는 발을 떠올렸다. 삶의 무게를 짊어진 발을 심각하지 않게 재밌게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캔버스에 천으로 발 모양을 바느질하다 바늘이 부러지기도 하고, 원하는 작품이 나오지 않아 꿰맨 천을 뜯으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고. 욕심부리지 않고 차근차근 걸어가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는 생각을 했단다. 밝은 작품 속에 인생의 발걸음이 녹아 있다.
작가는 오하이오주립대학교 대학원 페인팅·드로잉과, 추계예술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대산미술관 기획전, 신세계백화점 마산점 초대전 등을 열었고, 창원 일본군 위안부 조형물 설치, 김해가야테마파크 야외 전시, 여수바다미술제 설치 등에 참여했다.
전시는 30일까지. 추석 연휴에도 전시를 볼 수 있다. 문의 010-6528-8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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