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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영상산업의 新메카로! (하) 경남, 영상도시 만들기
영상위원회 역할 정립·수행력 키워야
전국 유일 마산영화자료관·창동 메가라인 등 기존 콘텐츠로 인프라 구축을
-경남신문-
경남이 영상산업에서 자리 잡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경남영상산업을 어깨에 짊어졌다고 할 수 있는 경남영상위원회는 전국에서 12번째로 만들어져 전국 영상위 중의 막내다. 인적·물적·기술적 자원과 체계, 지자체의 지원 규모, 다년간의 노하우 등 면면을 살펴보면 부산영상위와 수도권의 영상위들과 비교하기 힘들다.
이미 개발되어 촬영지로 제법 이름이 난 합천이나 산청, 창녕, 진해 등의 로케이션은 전국 촬영지 정보를 제공하는 ‘필름코리아’ 홈페이지를 통해 손쉬운 접근이 가능해 영상위의 역할이 크게 필요없고 천혜의 자연풍광을 가졌다고 하지만 강원도, 제주도, 해외 지역과도 경쟁해야 한다. 더군다나 영상위 혼자 고군분투한다고 영상산업을 키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도내 영상산업 현황을 철저하게 분석한 최근 자료가 없고, 도내 영상산업 종사자는 14.5%에 불과하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경남의 영상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정확한 포지션, 치열한 연구 필요= 무엇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은 경남영상위의 역할 정립과 수행력을 키우는 것이다. 영상위 이사회의 연구기능이 중요한 이유다. 당초 경남영상산업육성위원회의 기능이었던 영상산업육성 기본계획 수립 기능을 영상위 사무국과 이사회가 맡게 됐기 때문이다. 마산과 진주의 유치 경쟁이 벌어졌던 시간 동안 육성위가 유치지 심사 및 선정과 병행해 영상산업육성 기본계획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와 비전있는 사업 계획을 세웠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경남영상산업육성위원회’가 영상위를 만들기 위한 심의기구 정도의 역할만 하고 소멸됨으로써 영상위의 부담은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된 이상 육성위의 업무를 이어 받은 이사회는 연구기능을 강화해 영상위의 기반을 닦아야 한다. 이사진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당장의 결과물보다 철저한 연구, 분석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존 콘텐츠 활용 필요= 경남영상위 사무국이 있는 마산운동장에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콘텐츠가 있다. 바로 ‘마산영화자료관’이 있다. 영상위 마산 유치의 일등 공신이기도 한 이 영화자료관은 이승기 관장이 수집해 온 1만여 점 이상의 영화자료가 쌓여 있다. 전국에 1개밖에 없는 영화자료관으로 희소성과 보존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이다. 하지만 개관 2년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 기본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조차 진행되지 못했다. 마산운동장에 마련된 영화자료관은 마산시가 장소를 제공하기는 했지만 재정난과 인력난, 영상자료에 대한 보존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소중한 자료가 그냥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이 관장이 혼자 기획해서 손수 진행하는 월별 영화상영회는 지역주민들에게 조금씩 인기를 얻고 있다. 매주 월, 화, 목요일에 상영되는 ‘추억의 영화 상영회’는 평균 20명 남짓한 관객이 꾸준히 찾아오고 있다. 최근 천안박물관이 1950년대 포스터 100여 점을 대여해 전시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영상문화 인프라가 될 수 있는 곳은 또 있다. 마산 창동 메가라인 마산점 건물이다. 지난 9일 창원지법에서 열린 경매가 다시 유찰되면서 메가라인(3~9층)은 오는 3월 9일까지 주인을 더 기다려야 한다. 입찰가는 5억 7000만원에서 4억 6700만원으로 1억 이상 떨어졌다. 마산 창동 상인들과 지역 예술인들 사이에서는 마산시가 메가라인 인수에 적극 나서 문화 공간을 조성해주길 기대했다. 영화관이었던 건물 구조상의 특성을 살려 예술영화 전용극장을 만들자는 일부 의견도 있었지만 상업성이 떨어져 방문객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복합문화공간을 형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중적인 문화코드로 다수의 대중을 만족시키되 예술영화 상영관을 비롯한 인디문화 수용지로 조성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갈 우려가 있는 인디 문화 소비자들도 이곳으로 불러들이자는 것이다.
창마진 통합 이후 세 개 지역을 아우르는 새로운 문화벨트 형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영화자료관이나 문화특구화된 영화관 등을 연계시켜 영상문화를 키워나가는 것이다. 이때 주민들의 실생활에 접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마산영화자료관 이승기 관장은 “전국에서 유일한 영화자료관을 갖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은 참 안타까운 부분이다”며 “영상위도 마산에 유치했고 도내 영상문화 발전에 영화자료관이 효율적으로 이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소비·생산 주체 키워내기= 장기적으로 볼 때 영상물 생산자와 소비자를 자체적으로 키워야 한다는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했다.
경남발전연구원의 연구자료 ‘경남지역의 문화산업 실태와 정책적 과제’에 따르면 시·도별 영상산업 관련 종사자 비율 중 경남은 1.9%에 불과하다. 도내 영상 산업 종사자를 살펴보면 상영업이 85.4%로 가장 많고 제작업은 14.5%, 제작관련 서비스업은 0.3%다.
지역대학 영상관련 학과 교수들은 “아이디어 싸움인 영상분야에서 인적 자원은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아직 인력 양성에 대한 지원은 미미한 상태다”며 “지역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미디어센터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미디어 복지 차원을 벗어나 사업성을 키워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희진기자 likesky7@knnews.co.kr
영상위원회 역할 정립·수행력 키워야
전국 유일 마산영화자료관·창동 메가라인 등 기존 콘텐츠로 인프라 구축을
-경남신문-
경남이 영상산업에서 자리 잡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경남영상산업을 어깨에 짊어졌다고 할 수 있는 경남영상위원회는 전국에서 12번째로 만들어져 전국 영상위 중의 막내다. 인적·물적·기술적 자원과 체계, 지자체의 지원 규모, 다년간의 노하우 등 면면을 살펴보면 부산영상위와 수도권의 영상위들과 비교하기 힘들다.
이미 개발되어 촬영지로 제법 이름이 난 합천이나 산청, 창녕, 진해 등의 로케이션은 전국 촬영지 정보를 제공하는 ‘필름코리아’ 홈페이지를 통해 손쉬운 접근이 가능해 영상위의 역할이 크게 필요없고 천혜의 자연풍광을 가졌다고 하지만 강원도, 제주도, 해외 지역과도 경쟁해야 한다. 더군다나 영상위 혼자 고군분투한다고 영상산업을 키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도내 영상산업 현황을 철저하게 분석한 최근 자료가 없고, 도내 영상산업 종사자는 14.5%에 불과하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경남의 영상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정확한 포지션, 치열한 연구 필요= 무엇보다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은 경남영상위의 역할 정립과 수행력을 키우는 것이다. 영상위 이사회의 연구기능이 중요한 이유다. 당초 경남영상산업육성위원회의 기능이었던 영상산업육성 기본계획 수립 기능을 영상위 사무국과 이사회가 맡게 됐기 때문이다. 마산과 진주의 유치 경쟁이 벌어졌던 시간 동안 육성위가 유치지 심사 및 선정과 병행해 영상산업육성 기본계획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와 비전있는 사업 계획을 세웠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경남영상산업육성위원회’가 영상위를 만들기 위한 심의기구 정도의 역할만 하고 소멸됨으로써 영상위의 부담은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된 이상 육성위의 업무를 이어 받은 이사회는 연구기능을 강화해 영상위의 기반을 닦아야 한다. 이사진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당장의 결과물보다 철저한 연구, 분석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존 콘텐츠 활용 필요= 경남영상위 사무국이 있는 마산운동장에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콘텐츠가 있다. 바로 ‘마산영화자료관’이 있다. 영상위 마산 유치의 일등 공신이기도 한 이 영화자료관은 이승기 관장이 수집해 온 1만여 점 이상의 영화자료가 쌓여 있다. 전국에 1개밖에 없는 영화자료관으로 희소성과 보존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이다. 하지만 개관 2년이 훌쩍 지난 현재까지 기본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조차 진행되지 못했다. 마산운동장에 마련된 영화자료관은 마산시가 장소를 제공하기는 했지만 재정난과 인력난, 영상자료에 대한 보존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소중한 자료가 그냥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이 관장이 혼자 기획해서 손수 진행하는 월별 영화상영회는 지역주민들에게 조금씩 인기를 얻고 있다. 매주 월, 화, 목요일에 상영되는 ‘추억의 영화 상영회’는 평균 20명 남짓한 관객이 꾸준히 찾아오고 있다. 최근 천안박물관이 1950년대 포스터 100여 점을 대여해 전시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영상문화 인프라가 될 수 있는 곳은 또 있다. 마산 창동 메가라인 마산점 건물이다. 지난 9일 창원지법에서 열린 경매가 다시 유찰되면서 메가라인(3~9층)은 오는 3월 9일까지 주인을 더 기다려야 한다. 입찰가는 5억 7000만원에서 4억 6700만원으로 1억 이상 떨어졌다. 마산 창동 상인들과 지역 예술인들 사이에서는 마산시가 메가라인 인수에 적극 나서 문화 공간을 조성해주길 기대했다. 영화관이었던 건물 구조상의 특성을 살려 예술영화 전용극장을 만들자는 일부 의견도 있었지만 상업성이 떨어져 방문객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복합문화공간을 형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대중적인 문화코드로 다수의 대중을 만족시키되 예술영화 상영관을 비롯한 인디문화 수용지로 조성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갈 우려가 있는 인디 문화 소비자들도 이곳으로 불러들이자는 것이다.
창마진 통합 이후 세 개 지역을 아우르는 새로운 문화벨트 형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영화자료관이나 문화특구화된 영화관 등을 연계시켜 영상문화를 키워나가는 것이다. 이때 주민들의 실생활에 접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마산영화자료관 이승기 관장은 “전국에서 유일한 영화자료관을 갖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은 참 안타까운 부분이다”며 “영상위도 마산에 유치했고 도내 영상문화 발전에 영화자료관이 효율적으로 이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소비·생산 주체 키워내기= 장기적으로 볼 때 영상물 생산자와 소비자를 자체적으로 키워야 한다는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했다.
경남발전연구원의 연구자료 ‘경남지역의 문화산업 실태와 정책적 과제’에 따르면 시·도별 영상산업 관련 종사자 비율 중 경남은 1.9%에 불과하다. 도내 영상 산업 종사자를 살펴보면 상영업이 85.4%로 가장 많고 제작업은 14.5%, 제작관련 서비스업은 0.3%다.
지역대학 영상관련 학과 교수들은 “아이디어 싸움인 영상분야에서 인적 자원은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아직 인력 양성에 대한 지원은 미미한 상태다”며 “지역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미디어센터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미디어 복지 차원을 벗어나 사업성을 키워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희진기자 likesky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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