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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낙동강사업 현장을 찾아서 ① 르포(합천 덕곡면~창원 본포대교

작성자
조예진
작성일
201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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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602
내용
/핫이슈/ 낙동강사업 현장을 찾아서 ① 르포(합천 덕곡면~창원 본포대교)

함안보·합천보 공사 빠른 진행…현지 주민 엇갈린 반응

<경남신문>

8일 오후 창원 북면에서 본포교를 지나면서 이 일대가 ‘낙동강살리기사업’ 현장(17공구, 창원·밀양·창녕 일원)이란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왼쪽 제방 도로를 따라 창녕쪽으로 올라가자 골재를 실은 덤프트럭들이 달리고 있었다. 준설현장에서 파낸 모래를 주변 농지 리모델링 현장 등으로 옮기는 중이었다. 도로에서 왼쪽을 내려다보자 쭉 펼쳐진 낙동강변에는 모래 준설 현장이 여기저기 보이고, 준설된 모래를 쌓아둔 투기장에는 덤프트럭들이 모래를 적재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었다. 굴착기들은 차량에 부지런히 모래를 퍼 담고 있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강 가운데 형성됐던 큰 모래섬들과 강 주변 모래톱도 대대적인 준설이 이뤄지면서 서서히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강변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농지 리모델링 현장은 트럭이 쏟아놓은 흙더미로 거대한 고분군을 형성한 곳도 눈에 띄었다.

끊임없이 오가는 트럭 사이로 강변도로를 따라 창녕쪽으로 10여 분을 달리자 창녕군 길곡면 오호리 ‘낙동강살리기사업’ 18공구 함안보 공사현장이 나타났다. 4대강 사업이 논란이 되면서 경남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명소(?)가 된 지 오래다.

‘4대강살리기사업’ 경남1지구 건설단의 안내를 받아 찾아간 함안보 현장에서 먼저 폭 630m인 낙동강 왼쪽(하류 방향) 강변에 사다리꼴(폭 350m)의 가물막이가 눈에 들어왔다. 공사 중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된 가물막이는 둘레 1.1km, 높이 5m. 원래 높이는 11.5m였지만 홍수 때 물이 가물막이를 타고 넘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6.5m를 최근 절단했다고 한다.

가물막이 안에서 1단계로 진행되고 있는 보 공사는 현재 고정보 구간의 구조물 공사가 거의 완료됐고 나머지 옹벽과 가동보 구간에 콘크리트 타설이 진행 중이었다. 레미콘 차량 몇 대만이 눈에 띄고 다른 장비들은 거의 없었다. 현재 1단계 보 공정이 90% 이상 완료되고 마무리 작업이 진행되면서 외형상 보의 모습이 완연하게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착공한 이 보는 가동보와 고정보, 어도, 공도교, 소수력발전 등으로 구성되며, 보 전체의 공정은 현재 35%로 내년 12월이면 완공된다. 낙동강의 대표적 철새인 큰고니 날개를 형상화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이상록 차장은 “현재 외부에서는 논란이 되고 있지만 보의 공기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나머지 2단계 보 공사도 11월이면 가물막이 공사를 시작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홍수 등으로 준설토의 피해 우려 등에 대해서는 “현재 경남사업단에서 맡고 있는 17공구와 18공구의 경우 하루 모래 준설량이 처리 가능량(5만㎥)보다 적은 2만㎥에 불과해 홍수 등이 예상될 경우 조기에 처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함안보를 둘러본 후 합천군 청덕면 삼학리 낙동강 살리기 20공구 합천보로 향했다. 함안보에 이어 ‘낙동강살리기사업’ 19공구(창녕·의령·합천 일원) 현장을 가로지르면서 보이는 낙동강변은 본포교에서 창녕쪽으로 들어선 이후 어느 곳이나 비슷했다. 여기저기 나타나는 준설 현장과 농경지 리모델링 현장. 우기 때문에 투기장에 쌓인 물량이 줄어들어 나르는 덤프트럭과 굴착기의 대수만 줄었을 뿐 낙동강 전체가 준설과 모래 운반으로 얼룩져 있었다.

함안보를 출발한 지 40여 분이 지나자 창녕 적포교가 나타났고, 이곳에서 10분 정도 달려 합천보에 도착했다. ‘낙동강살리기사업’ 경남2지구 사업단의 주간사인 SK건설의 안내를 받아 찾아간 합천보 공사 현장은 1단계가 거의 마무리된 상태였다. 고정보와 가동보로 구성된 보의 콘크리트 구조물은 대부분 완성됐고 고정보 꼭대기에 조형물 기초공사와 수문 기초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구조물 공사에 사용됐던 가설자재도 대부분 철거되고 우기에 대비해 보 주변의 다른 공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보의 전체 공정률은 55%로 계획보다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다. 나머지 2단계 보 공사도 우기가 끝나는 9월이면 가물막이 설치를 시작으로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보 공사를 위해 설치한 가로 288m, 세로 255m의 사각형 모양의 가물막이는 함안보와 마찬가지로 홍수에 대비해 높이를 14m에서 8m로 낮춘 상태였다. 또 가물막이 옆에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 기존의 강폭을 유지하도록 190m의 유수전환부 시공도 완료했다.

2009년 10월 말 착공해 내년 12월 말 완공되는 합천보는 총 공사비 2483억원을 투입해 총연장 675m, 폭 11.5m로, 천연기념물 제198호 따오기가 하얀 날개를 펼쳐 힘차게 날아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하게 된다. 주요 시설은 675m 규모의 공도교와 1만1865MWh 규모의 소수력발전소, 볼랜드식 어도 및 자연하도식 어도 등이 설치된다.

창원 본포교에서 시작해 합천 덕곡에 이르는 구간은 합천보가 포함된 20공구(창녕·의령·합천 일원)와 함안보가 들어간 18공구(창녕·함안 일원) 외에 17공구(창원·밀양·창녕일원)와 19공구(창녕·합천·의령 일원) 등 모두 4개 공구로 이뤄져 있다.

4개 공구는 모두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주관하고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은 보를 제외하고는 하도준설과 자연형 하천정비, 생태하천 조성 등으로 비슷한데 현재 공정은 모두 하도준설이다. 하도준설은 강에 생겨난 모래섬과 일부 고수부지 등의 모래를 파내는 육상준설과 강의 모래를 파내는 수중준설 등이 있다.

지난 8일 기준으로 4개 공구의 공정률은 17공구 11.2%(계획 대비 100%), 18공구(함안보 포함) 29.5%(104%), 19공구 38%(104%), 20공구(합천보 포함) 31%(113%)로 예정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경남지구사업단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외부의 논란에 대해서는 잘 모른 채 하천 토목의 특성상 호우 등에 대비하기 위해 공사를 빠르게 진행하면서 공기가 빠르게 진척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변 주민들은 정치적인 문제 등을 떠나 자신들의 생활과 관련돼 직접적인 혜택을 기대하면서 우호적인 시각이 다소 많아 보였다.

의령군 지정면 두곡리 이종수(50)씨는 “현재 강에 퇴적물이 많이 쌓여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에 정부의 사업이 필요하다”면서 “만약 환경 등의 문제가 있다면 보완을 해서라도 계속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창녕군 길곡면 오호리 신촌마을 김종택(54)씨는 “지난해 강에 물이 없어서 농업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물 부족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사업은 신속히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합천군 청덕면 적포리의 한 주민은 “낙동강사업으로 고수부지와 하천부지에서 농사만 안 짓더라도 농약이나 비료 등으로 인한 오염물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강의 수질이 향상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창녕군 남지읍 대곡리 대곡마을 정대영(47)씨는 “강변 주변에 물이 잘 안 빠져 침수를 겪었는데 낙동강 사업으로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고, 이 외에 농지 리모델링으로 성토가 많이 되면서 땅이 좋아져 농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주민들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우려를 보내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창원시 북면의 백모(48)씨는 “이명박 정부가 합의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4대강 중 한 곳을 시범적으로 실시한 후 문제점 등을 보완해 진행해도 충분하다”면서 “결국 대운하로 가기 위한 것이 아닌지 여전히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합천군 덕곡면 병대리 서재천(60)씨는 “합천보가 완공되면 수위가 10.5m까지 차면서 주변 대동리, 장동리의 농경지 땅 밑 75cm까지 물이 들어오면서 습지화가 예상된다”면서 “이 때문에 현재 수박, 양파, 감자 등으로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주민들의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계획된 물의 수위를 3m 정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안의 한 주민도 “평소에도 홍수철이면 낙동강 주변 저지대인 함안 일원에는 역류한 강물로 곳곳에서 물난리가 나는데 함안보가 생기면 더욱 큰 피해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보 수위를 계획된 5m보다 더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 하천부지를 낙동강사업으로 편입하면서 농사 지을 땅이 줄어들어 생계를 걱정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이명용·조고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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