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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총리 내정자 도립미술관 '월담' 이야기
<경남도민일보>
오른쪽 귀를 빠져나온 '김태호'가 왼쪽 귀로 다시 들어갑니다. 밥집을 가도, 술집을 가도 두 사람 이상이 모이면 김태호 총리 내정자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평소 말투나 어록, 행동에도 의미부여를 합니다. 세 사람이 모여 두 사람만 짝이 맞으면 한 사람 영웅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인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맞장구를 치니 '어버이 수령'이 될 지경입니다. 국무총리라면 공식적으로 대통령 바로 아래 권력이 아니던가요.
자세히 들어보면 하던 이야기 또 하고 부풀려져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반복된 이야기지만, 경남에는 경사스런 일이라 그리 질리지 않고 말하는 사람의 신난 얼굴만 봐도 흥이 나긴 합니다. 이런 경사에는 작은 일도 널리 알려 눈길을 끌려는 것이 언론의 생리입니다.
문화행사 불참 잇달아 홀대 소문…미술관 전시 개막식도 참석 전무
이에 김 내정자의 도지사 시절 문화예술과 관련된 일화를 하나 소개해 올리지요.
예술인들은 김태호 내정자에 대한 기억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왜냐면 다른 경제행사에는 잘 참석하던 김태호 도지사가 유독 예술행사에만 얼굴을 안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백이 문화예술을 홀대한다는 이야기가 예술계에 널리 퍼져 있었지요.
날이 날이니만큼 '특별하게' 도지사 입장에서 변명을 해드리면 도 단위 예술계 행사만 해도 너무 많은 이유도 있겠고 모인 사람 수를 헤아리면 선거 때 투표장으로 갈 인원수도 적은 행사가 비효율적일 수 있겠지요.
하지만 김태호 전 도지사의 미술관 '월담' 이야기는 참으로 의외라는 생각이 들다가 색안경을 벗겨 내는 사건이란 생각도 듭니다. 담도 없는 도립미술관을 찾은 것에 월담이란 표현을 쓴 이유가 있습니다. 김태호 내정자의 미술관 방문 형태 때문입니다.
도지사가 행정기관을 방문하기 전에는 미리 연락을 주어 담당 공무원을 대기시키는데 미술관만은 예외였습니다.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서는 것을 보고 로비 안내직원이 당황하며 연락망을 가동하기 일쑤였습니다.
"점심 도중 밥숟가락을 내던지고 미술관으로 달려간 것이 여러 번 된다"는 박은주 도립미술관 관장의 전언도 있습니다.
이어 "김 지사가 취임 이후 경남도립미술관의 전시를 한 번 빼곤 모두 관람했다"는 이야기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김 지사의 월담에는 항상 동행이 있었습니다. 외국에서 온 귀빈은 여지없이 미술관으로 데리고 가는가하면, 주말에 아내와 함께 미술관을 찾는 '밀행'이 미술관 사람들에게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미술관 기획전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미술관이 도청 옆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미술관 동행은 아마도 어디 선진국에 갔다가 배워온 것이란 추측을 해봅니다.
하지만 미술관 전시 개막식에는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추측은 미궁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하여튼 이런 월담에 밀행까지 하면서 미술관을 드나든 이야기는 김 전 도지사가 수출탑 유공 시상식에서 수상한 기업인을 번쩍 업거나 큰절을 올리는 스킨십 가득한 퍼포먼스를 문화 예술인에게도 해달라고 읍소하며 쓴 지난날의 취재노트 <어부바 도지사>(본보 2009년 4월 7일 19면)가 참으로 무색해지는 순간입니다.
<경남도민일보>
오른쪽 귀를 빠져나온 '김태호'가 왼쪽 귀로 다시 들어갑니다. 밥집을 가도, 술집을 가도 두 사람 이상이 모이면 김태호 총리 내정자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평소 말투나 어록, 행동에도 의미부여를 합니다. 세 사람이 모여 두 사람만 짝이 맞으면 한 사람 영웅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인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맞장구를 치니 '어버이 수령'이 될 지경입니다. 국무총리라면 공식적으로 대통령 바로 아래 권력이 아니던가요.
자세히 들어보면 하던 이야기 또 하고 부풀려져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반복된 이야기지만, 경남에는 경사스런 일이라 그리 질리지 않고 말하는 사람의 신난 얼굴만 봐도 흥이 나긴 합니다. 이런 경사에는 작은 일도 널리 알려 눈길을 끌려는 것이 언론의 생리입니다.
문화행사 불참 잇달아 홀대 소문…미술관 전시 개막식도 참석 전무
이에 김 내정자의 도지사 시절 문화예술과 관련된 일화를 하나 소개해 올리지요.
예술인들은 김태호 내정자에 대한 기억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왜냐면 다른 경제행사에는 잘 참석하던 김태호 도지사가 유독 예술행사에만 얼굴을 안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백이 문화예술을 홀대한다는 이야기가 예술계에 널리 퍼져 있었지요.
날이 날이니만큼 '특별하게' 도지사 입장에서 변명을 해드리면 도 단위 예술계 행사만 해도 너무 많은 이유도 있겠고 모인 사람 수를 헤아리면 선거 때 투표장으로 갈 인원수도 적은 행사가 비효율적일 수 있겠지요.
하지만 김태호 전 도지사의 미술관 '월담' 이야기는 참으로 의외라는 생각이 들다가 색안경을 벗겨 내는 사건이란 생각도 듭니다. 담도 없는 도립미술관을 찾은 것에 월담이란 표현을 쓴 이유가 있습니다. 김태호 내정자의 미술관 방문 형태 때문입니다.
도지사가 행정기관을 방문하기 전에는 미리 연락을 주어 담당 공무원을 대기시키는데 미술관만은 예외였습니다.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서는 것을 보고 로비 안내직원이 당황하며 연락망을 가동하기 일쑤였습니다.
"점심 도중 밥숟가락을 내던지고 미술관으로 달려간 것이 여러 번 된다"는 박은주 도립미술관 관장의 전언도 있습니다.
이어 "김 지사가 취임 이후 경남도립미술관의 전시를 한 번 빼곤 모두 관람했다"는 이야기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김 지사의 월담에는 항상 동행이 있었습니다. 외국에서 온 귀빈은 여지없이 미술관으로 데리고 가는가하면, 주말에 아내와 함께 미술관을 찾는 '밀행'이 미술관 사람들에게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미술관 기획전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미술관이 도청 옆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런 미술관 동행은 아마도 어디 선진국에 갔다가 배워온 것이란 추측을 해봅니다.
하지만 미술관 전시 개막식에는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추측은 미궁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하여튼 이런 월담에 밀행까지 하면서 미술관을 드나든 이야기는 김 전 도지사가 수출탑 유공 시상식에서 수상한 기업인을 번쩍 업거나 큰절을 올리는 스킨십 가득한 퍼포먼스를 문화 예술인에게도 해달라고 읍소하며 쓴 지난날의 취재노트 <어부바 도지사>(본보 2009년 4월 7일 19면)가 참으로 무색해지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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