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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벽화 그리기부터 예술촌 설립까지 아트프로젝트 10년
시·주민·대학·기업·예술가 뭉쳐 '문화예술 거점'으로
2010년 11월 03일 (수)
일본 이바라키현 도리데시는 도쿄에서 전철로 40분 거리에 있는 인구 11만의 도시다. 경제적 성장이 한계에 달해 지금은 도쿄의 배후도시로 존재하고 있다. 즉, 도리데시민들은 도쿄에서 일하고, 도리데시에서 거주한다.
그래서인지 도리데는 일찌감치 경제보다는 문화예술에 눈을 떴다. 1991년 도리데시에 동경예술대 제2캠퍼스가 건립됨에 따라 문화예술도시로 태동했다.
본격적인 문화예술 도시로의 발돋움은 1996년 동경예술대학과 시민단체, 도리데시가 동등한 입장에서 협력한 '도리데 아트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다.
도리데 아트프로젝트는 시민들에게 문화예술을 접하는 계기를 끊임없이 제공하자는 목적에서 출발했다. 도리데 거주민뿐 아니라 다른 지역 예술가나 주민들도 참여하도록 했다.
1999년 아트프로젝트 첫해에는 '아트 리사이클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동경예술대 1학년생과 전국 작가 16명이 자전거에 색칠해 전시하거나 실제 이용하도록 했다. 2000년에는 137명의 작가가 참여해 작품을 전시했다.
그리고 2001년에는 문화예술가들이 작품행위를 하는 '오픈 스튜디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트프로젝트'의 기본 틀을 잡았다. 이에 따라 '공모전의 해', '오픈스튜디오의 해'를 격년으로 번갈아 추진했다.
'공모전의 해'에는 '강을 알고 강을 배운다', '2분의 1 느긋함', '도시재생 프로젝트', '아파트 단지 꾸미기' 등의 주제로 전국 예술가들이 모였다. 또 '오픈 스튜디오의 해'에는 행사기간에 도리데시에 있는 총 21개 스튜디오를 오픈하고 심포지엄도 연다. 또 빈 점포를 임차해 가설 스튜디오를 열거나, 컨테이너를 활용해 예술활동을 한다.
도리데 아트프로젝트 고마쿠라 스미코 실시위원장은 "프로젝트가 10년을 지났다"며 "가장 큰 성과는 많은 예술인의 유입과 예술대 졸업생 활동 거점 마련이며, 특히 시민이 예술에 큰 관심을 두게 됐다"고 강조했다.
도리데는 근래 환경정화사업의 하나로 건물 벽이나 철교 밑 등 도심 9곳에 벽화를 그려놓았다. 환경정화사업은 기업들도 동참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동일본가스(주)의 가스저장탱크에 화가들이 그림을 그려 친근함을 나타냈다. 이처럼 도리데는 기린맥주회사가 어린이 아트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등 '1개 기업 1개 아트'를 맺도록 했다.
게다가 도리데시는 최근 동경예술대 학생들의 작품을 1년에 1개를 구입해 시청사나 복지기관에 전시를 해놓기 시작했다. 현재 '그릇', '타임캡슐', '만보의 별' 등을 구매했다. 그리고 도리데 시청 맞은편 도리데시 복지문화교류센터에서는 장애인이 만든 공예품을 전시·판매해 다시 복지기금으로 활용한다.
후지이 도리데시장은 "도리데시에 동경예술대가 들어오면서 문화예술거점으로 자리하게 됐고, 기업인들도 문화예술지원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시는 또 저소득층과 이동이 불편한 노령·환자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고자 100엔(약 1400원)이면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버스'를 운행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커뮤니티버스의 외부도색은 예술인들이 직접 디자인했다.
또 도리데 시청 인근에는 '도리데아트 카페'라는 2층 구조물의 독특한 공간이 있다. 카페에서는 동경예술대학생, 예술단체가 만든 작품을 전시·판매한다. 동경예술대 졸업생 3명이 카페주인이며 일종의 유한회사 형태로 설립 운영하고 있다. 한 달에 한번 예술가들이 기획전시를 펼친다. 2년 된 이 카페에는 문화예술가들과 주민 간의 매개역할을 하면서 하루 최대 20명이 다녀간다.
특히 도리데시 근교 이노마을 서민 2000가구가 사는 공동주택에 대대적인 문화예술작품을 접목시켜 큰 변화를 일으켰다. 처음에는 주민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는데, 전통 온천 재현, 설치미술, 벽화 그리기 등의 작품활동으로 공동주택이 점점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이 덕에 주택 내 빈 점포를 빌려서 '이노아티스트빌리지'가 마련돼 젊은 예술가 28명이 예술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2008년부터 주택 내 빈 은행자리를 빌려 '도리데 아트프로젝트센터 사무국'을 설치해 주민들과 교류의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주민 고바야시 에쯔 씨는 "문화예술가, 지역민, 기업들이 합심해 문화예술도시로 발전하게 된 것은 도리데시의 가치를 높인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아트빌리지에서 작품활동 중인 크즈야 노부히로 씨는 "도리데가 예술작업 환경이 좋아서 왔다"며 "이 곳에서 실력을 쌓고 나서 외국에서 레지던시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기획취재는 경남도민일보가 지역신문발전지원법에 따라 '우선지원대상' 신문사로 선정되면서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김정훈 기자>
시·주민·대학·기업·예술가 뭉쳐 '문화예술 거점'으로
2010년 11월 03일 (수)
일본 이바라키현 도리데시는 도쿄에서 전철로 40분 거리에 있는 인구 11만의 도시다. 경제적 성장이 한계에 달해 지금은 도쿄의 배후도시로 존재하고 있다. 즉, 도리데시민들은 도쿄에서 일하고, 도리데시에서 거주한다.
그래서인지 도리데는 일찌감치 경제보다는 문화예술에 눈을 떴다. 1991년 도리데시에 동경예술대 제2캠퍼스가 건립됨에 따라 문화예술도시로 태동했다.
본격적인 문화예술 도시로의 발돋움은 1996년 동경예술대학과 시민단체, 도리데시가 동등한 입장에서 협력한 '도리데 아트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다.
도리데 아트프로젝트는 시민들에게 문화예술을 접하는 계기를 끊임없이 제공하자는 목적에서 출발했다. 도리데 거주민뿐 아니라 다른 지역 예술가나 주민들도 참여하도록 했다.
1999년 아트프로젝트 첫해에는 '아트 리사이클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동경예술대 1학년생과 전국 작가 16명이 자전거에 색칠해 전시하거나 실제 이용하도록 했다. 2000년에는 137명의 작가가 참여해 작품을 전시했다.
그리고 2001년에는 문화예술가들이 작품행위를 하는 '오픈 스튜디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트프로젝트'의 기본 틀을 잡았다. 이에 따라 '공모전의 해', '오픈스튜디오의 해'를 격년으로 번갈아 추진했다.
'공모전의 해'에는 '강을 알고 강을 배운다', '2분의 1 느긋함', '도시재생 프로젝트', '아파트 단지 꾸미기' 등의 주제로 전국 예술가들이 모였다. 또 '오픈 스튜디오의 해'에는 행사기간에 도리데시에 있는 총 21개 스튜디오를 오픈하고 심포지엄도 연다. 또 빈 점포를 임차해 가설 스튜디오를 열거나, 컨테이너를 활용해 예술활동을 한다.
도리데 아트프로젝트 고마쿠라 스미코 실시위원장은 "프로젝트가 10년을 지났다"며 "가장 큰 성과는 많은 예술인의 유입과 예술대 졸업생 활동 거점 마련이며, 특히 시민이 예술에 큰 관심을 두게 됐다"고 강조했다.
도리데는 근래 환경정화사업의 하나로 건물 벽이나 철교 밑 등 도심 9곳에 벽화를 그려놓았다. 환경정화사업은 기업들도 동참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동일본가스(주)의 가스저장탱크에 화가들이 그림을 그려 친근함을 나타냈다. 이처럼 도리데는 기린맥주회사가 어린이 아트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등 '1개 기업 1개 아트'를 맺도록 했다.
게다가 도리데시는 최근 동경예술대 학생들의 작품을 1년에 1개를 구입해 시청사나 복지기관에 전시를 해놓기 시작했다. 현재 '그릇', '타임캡슐', '만보의 별' 등을 구매했다. 그리고 도리데 시청 맞은편 도리데시 복지문화교류센터에서는 장애인이 만든 공예품을 전시·판매해 다시 복지기금으로 활용한다.
후지이 도리데시장은 "도리데시에 동경예술대가 들어오면서 문화예술거점으로 자리하게 됐고, 기업인들도 문화예술지원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시는 또 저소득층과 이동이 불편한 노령·환자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고자 100엔(약 1400원)이면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버스'를 운행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커뮤니티버스의 외부도색은 예술인들이 직접 디자인했다.
또 도리데 시청 인근에는 '도리데아트 카페'라는 2층 구조물의 독특한 공간이 있다. 카페에서는 동경예술대학생, 예술단체가 만든 작품을 전시·판매한다. 동경예술대 졸업생 3명이 카페주인이며 일종의 유한회사 형태로 설립 운영하고 있다. 한 달에 한번 예술가들이 기획전시를 펼친다. 2년 된 이 카페에는 문화예술가들과 주민 간의 매개역할을 하면서 하루 최대 20명이 다녀간다.
특히 도리데시 근교 이노마을 서민 2000가구가 사는 공동주택에 대대적인 문화예술작품을 접목시켜 큰 변화를 일으켰다. 처음에는 주민들의 반응이 좋지 않았는데, 전통 온천 재현, 설치미술, 벽화 그리기 등의 작품활동으로 공동주택이 점점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이 덕에 주택 내 빈 점포를 빌려서 '이노아티스트빌리지'가 마련돼 젊은 예술가 28명이 예술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2008년부터 주택 내 빈 은행자리를 빌려 '도리데 아트프로젝트센터 사무국'을 설치해 주민들과 교류의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주민 고바야시 에쯔 씨는 "문화예술가, 지역민, 기업들이 합심해 문화예술도시로 발전하게 된 것은 도리데시의 가치를 높인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아트빌리지에서 작품활동 중인 크즈야 노부히로 씨는 "도리데가 예술작업 환경이 좋아서 왔다"며 "이 곳에서 실력을 쌓고 나서 외국에서 레지던시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기획취재는 경남도민일보가 지역신문발전지원법에 따라 '우선지원대상' 신문사로 선정되면서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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