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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석] 카이스트 사태, 문화예술교육에서 길 찾자
올해 들어 학생 4명 그리고 지난해 최우수교수로 뽑혔다는 교수 1명의 잇따른 자살로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뉴스가 연일 매스컴을 달구었다. 현재는 위기사태를 수습할 혁신비상위원회가 첫 회의 이후 가동에 들어갔고, '징벌적 등록금'을 폐지하고 영어강의도 지정과목에 한해서만 실시해야 한다는 등 도마에 오른 학사운영 제도에 대하여서도 의견들이 분분하다.
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났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있지만 학생들은 대체로 무한경쟁 시스템과 전 과목 영어수업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점을 첫 번째 이유로 들고 있다.
이번 사태에 관심을 두고 이런저런 기사들을 눈여겨보던 중 문제 해결을 위한 설문조사들도 읽을 수 있었다. 여러 이슈가 있었지만 가장 눈에 들어왔던 내용이 영어강의에 관한 문제, 학생의 전공분야 선택권 등이었다.
그런데 이 설문조사를 읽어 나가던 중 더욱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학생들의 정서함양과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것에 대한 항목이었다.
세부적인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교수 420명(전체 교수 586명)과 학생 1334명(전체 학생 1만 534명)을 대상으로 교수들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체육, 학술 및 창작 프로그램 지원'(296명), '다양한 문화 및 창작 관련 과외활동 지원'(281명), '전문적인 심리 카운슬링 강화'(212명), '졸업생 및 선배 학생들과의 멘토제도 강화'(200명) 등을 들었다.
같은 항목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문화 및 창작 관련 과외활동 지원'(969명), '교수와의 만남의 시간·기회 증대를 위한 제도적 노력'(815명), '졸업생 및 선배 학생들과의 멘토제도 강화'(686명), '정서함양 및 인성교육을 위한 정규과목 개설'(535명), '전문적인 심리 카운슬링 강화'(527명) 등을 꼽았다.
최근 우리 사회가 무한경쟁과 세계화를 꿈꾸며 영어가 경쟁력의 핵심 원천이라는 의식이 팽배해지면서 영어에 대한 집착은 필요성 여부를 불문하고 시간과 장소, 나이를 따지지 않는 '묻지 마 영어'가 대세이다. 뱃속에 있는 아이를 위해 태교영어를 하는가 하면 영어습득을 위해 아이 혼자 낯선 땅으로 비행기에 태워 보내는 경우들도 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성장한 최고의 엘리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위 설문 결과에서 우리는 말을 하지 않아도 다른 설명이 없어도 심리학자가 아니더라도 학생들이 무한 경쟁 속에 살아가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카이스트(KAIST)뿐만 아니다. 우리 교육계 현실 예사롭지 않다. 많은 자성의 목소리도 있고 여러 해결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가에 대하여 곰곰이 돌아봐야 할 때이다.
카이스트(KAIST) 학생들은 "인문학 및 교양 과목이 형식적으로 운영돼 배울 만한 게 제대로 없다"고 호소했다. 가혹한 과학 몰입 교육시스템과 영어수업만으로 아인슈타인과 같은 과학자가 한국에서 탄생할 수 있을까? 노벨상 수상자가 많이 탄생할까?
경남도민일보 /전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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