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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출자·출연기관장 임기 조정 작업이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다. 경남도는 이달 말 출자·출연기관장 임기를 일괄 2년으로 조정하는 작업을 모두 끝내고 다음 달 초 기관별 이사회 등을 통해 확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독립성 훼손 등의 이유로 가뜩이나 반발 여지가 많은 기관장의 임기 조정 작업을, 작년 10월부터 4개월 넘게 끌면서 대상 기관장 주변에서 각종 오해와 반발이 나온다. 최근에는 '2년 일괄 조정'과는 별도로 몇몇 기관장에게 올 8월 말까지 사표를 내라고 종용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임기 조정 작업을 총괄하는 도 예산담당관실과 임근재 정책특보는 사실무근이라는 반면, 일부 실·국장은 추진 중이라고 해 궁금증을 낳고 있다.
◇임기 어떻기에 = 경남도가 일부 혹은 전액 자본금을 낸 법정 출자·출연기관은 14개(표-출자출연기관)로, 이곳에서 임원으로 일하는 이는 19명이다. 여기에 도의 보조금을 받는 기타기관 8곳(표-기타기관)에 임원 10명까지 포함하면 경남도의 임기 조정 대상은 22개 기관에 29명이 된다. 이 중 임기 2년인 기관은 4개(경남로봇랜드진흥재단, 경남도청소년종합지원본부, 대장경천년문화축전, 경남자원봉사센터), 4년인 기관은 5개(경남체육회, 생활체육인협회, 장애인체육회, 거창대학, 남해대학), 나머지 13개 기관(경남개발공사, 창원경륜공단, 가온소프트, 경남무역, 마산의료원, 진주의료원, 경남신용보증재단, 경남발전연구원, 경남테크노파크, 람사르환경재단, 경남문화재단, 도민프로축구단, 교통문화연수원)이 3년이다.
◇2년 조정 안은 = 현 도지사 임기(2010년 7월 1일∼2014년 6월 30일) 4년을 전반기(2010년 7월 1일∼2012년 6월 30일)와 후반기(2012년 7월 1일∼2014년 6월 30일)로 나눠 전반기를 1기, 후반기를 2기 임기로 잡았다. 다만, 후임자 임용 절차에 다소 시간이 걸리고 인수인계 절차에 만전을 기하자는 의미에서 두 달을 미뤄 1기는 2012년 8월 31일, 2기는 2014년 8월 31일까지로 정했다. 이 같은 원칙에 따라 현재 제각각인 출자·출연기관장 임기를 정관 개정 등으로 맞추되 2기는 새로 임용하거나 재신임을 묻게 된다. 결국, 김두관 지사의 임기 만료와 더불어 출자·출연기관장도 일제히 자리에서 물러나게 돼 신임 지사가 새 인물을 임용하거나 재신임을 물을 수 있게 된다.
◇임기 조정 왜 하나 = 도정 철학을 속속들이 구현하려면 궁극적으로 도지사 임기와 출자·출연기관장 임기를 맞춰야 한다는 게 경남도의 논리다.
임근재 정책특보는 "출자·출연기관장이 도정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도지사와 도정에 대한 철학을 제대로 공유하지 않으면 일관된 정책을 수행할 수 없고 결국 피해는 도민에게 돌아간다"며 "전임 지사가 임용한 기관장들과 현 지사가 새롭게 관계를 정립해 유대하자는 '관계 맺기'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직 지사가 새로 임용하거나 재신임을 묻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런 과정을 제도로 정비해 다음 지사가 누가 오든 이런 문제로 도정 방향이 어긋나는 혼란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상위법이나 기존 정관으로 보장된 임기를 경남도가 좌지우지하는 데 대한 갈등도 만만치 않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공개채용됐고 당시 정관 혹은 상위법에 임기가 보장돼 있는데, 자신의 임기를 채우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기관의 독립성과 자율성 논란은 계속 이어지고 있고 다른 시·도와의 형평성도 제기되고 있다.
◇어떻게 돼가나 = 상위법에 임기가 규정돼 도가 손을 볼 수 없는 기관이 6개다. 경남개발공사와 창원경륜공단은 지방공기업법에, 마산·진주의료원은 지방의료원법, 도립거창·남해대학은 교육공무원법에 의거, 임기가 보장된다. 또 출자·출연기관장인 동시에 전국 단위 상위단체 회장단에 포함된 체육회 등 두어 곳 역시 경남도 회장만 임기를 달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나머지 14개 기관 정도가 정관 개정을 통해 임기 조정이 가능하다. 임기 조정뿐 아니라 기관장 교체까지 염두에 둔다면, 이 가운데 현 지사가 임용한 기관장(경남발전연구원장, 도립 남해대학 총장, 경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경남도민프로축구단 대표, 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 원장)과 당연직 혹은 임기 만료일이 얼마 남지 않은 기관장 등을 제외하면 6∼8곳 정도 남는다. 도는 정관 개정 작업 전후로 경영실적 평가 등 평가 시스템을 보완하고 개별 계약 상황까지 점검해 불합리한 요소를 고쳐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다음 달 결산 이사회 등을 통한 정관 개정과 더불어 기관장의 불신임, 사퇴를 둘러싼 잡음이 잇따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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