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에서 태어난 그는 불교와 문화재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그것은 줄곧 그림의 소재가 됐다. 1970년대는 흙에 심취했고 80년대는 한지 바른 문과 문살을, 90년대는 목어와 연꽃을 즐겨 그렸다. 경남대 미술교육과 교수였던 그는 2002년 퇴임을 하면서 물속의 물고기처럼 자신을 백어(白魚)로 은유해 작품에 담았다. 권영호 화백이다. 그가 아픈 몸을 추스르고 오랜만에 대우갤러리에서 전시를 열었다.
기운찬 용이 하늘을 휘 날고 양옆으로는 낮과 밤을 뜻하는 해와 달이 덩그러니 솟아 있다. 산 아래 물 위에는 연꽃이 피었고, 조그마한 백어가 외로이 떠 있다. 100호 크기의 '일월몽용도'로 그가 내놓은 작품 중 단연 돋보인다.
이 밖에도 '가릉빈가', '신상춘몽', '기다림' 등 총 29점을 선보이는데 대부분 신작이다. 한국의 토속과 서정, 서민들의 삶과 불교사상, 목어·물고기를 통한 회유사상(回遊思想) 등이 담겼다. 29일까지 대우백화점 8층 갤러리. 문의 011-577-2376(권영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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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호 작 '일월몽용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