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생이라면 한 번쯤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쓴다. 이력서에는 출신 학교, 가족관계를 비롯해 학점, 토익 점수, 자격증 등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적는다. 점수는 높게, 자격증은 많게, 빈 칸은 없이.
물론 어떤 공부를 해왔느냐,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느냐에 따라 이력서를 '잘' 쓰는 방법은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미술 작가들에게 '이력서'란 무엇일까? 그림을 잘 그린다, 작품이 좋다는 것을 객관적인 지표로 나타낼 수 있을까?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갤러리 스페이스1326에서는 '이력서'전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20~30대 젊은 예술가들의 또 다른 자화상을 조명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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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갤러리 스페이스1326에서는 '이력서'전 여는 행사가 열렸다. 참여 작가 4명이 면접관 앞에서 면접을 보는 형식으로 행사가 진행됐다./김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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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행사는 지난 20일에 했다. 흔히 여는 행사 하면 작가를 비롯한 내빈 소개, 테이프 커팅 등을 떠올리지만 스페이스1326은 늘 그래왔듯 진부함을 벗었다.
참여 작가 18명 중 4명(노순천·이성륙·이정희·정호)이 면접관 앞에서 면접을 보는 형식으로 '작가와 대화'를 진행했다.
작가의 포트폴리오(Portfolio)를 본 면접관은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해 보세요", "작품성과 상품성이 있다고 생각합니까?", "자신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보세요", "(작품의 소재를 가리켜)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입니까?" 등을 작가에게 질문했다.
남다른 등장으로 면접관에게 자신을 어필하는 작가와 지루할 정도로 느리고 어눌하게 대답하는 작가, 조근조근 할 말은 다하는 작가 등 다양했다. 참여 작가도 관람객도 '재미 있다', '흥미로웠다'는 반응이 주였다.
노순천 작가는 "예술가에게 이력서란 포트폴리오다. 자신이 이제까지 해왔던 작품 중 일부를 보여주면서 작품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다. 작가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집합체다"라고 설명했다.
갤러리는 참여 작가 18명의 자화상으로 채워졌다. 작가의 이력서는 곧 자신의 얼굴이고, 자신의 작품이란 것을 이번 전시에서 말한다. 전시는 8월 18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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