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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터널을 지나가다가 이제 저 끝에 빛이 보이기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저점을 찍었다고 봅니다."
STX조선해양 신상호(사진) 사장이 8월 초 현재 조선업 경기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채권단 동의로 지난 1일 자율협약에 들어간 STX조선해양 신상호 사장은 6일 경남도민일보를 방문해 "자율협약이 체결되도록 애써주신 지역민과 상공인들에게 감사한다"면서 "최근 선박 값을 올려서 내놓아보는데(offer), 선주들이 별 소리 없이 오케이하고 있다. 바닥을 쳤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신 사장이 실제 체감하고 있는 "저점을 찍었다"는 전망은 해운·조선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가 최근 내놓은 자료에서도 드러났다.
7일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 1∼7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910척, 2105만CGT(수정 환산톤수·Compensated Gross Tonnage)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822척, 1431만CGT와 비교할 때 CGT 기준으로 47.1% 증가한 수치다. 선박 수요가 많으면 상승하는 클락슨 선가지수도 지난해 11월 이후 줄곧 126에 머물다가 6월 127, 7월 128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선종별 선가의 주간변동 추이도 6월 이후 모든 선종에서 두루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조선업 경기가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분석을 뒷받침해준다. 유조선 중 아프라막스급 선가가 6월 말 4750만 달러에서 8월 첫째 주엔 4875만 달러로 올랐고, 벌크선 중 18만t급은 6월 말 4750만 달러에서 8월 첫주 4800만 달러로 뛰었다. 컨테이너선 선가도 같은 기간 1만 2800∼1만 35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이 1억 650만 달러에서 1억 850만 달러, 4800TEU급이 4600만 달러에서 4750만 달러로 상승했다.
한국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도 크게 늘었다. 7월까지 수주량은 216척, 748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2척, 498만CGT보다 척수로는 42.1%, CGT 기준으로는 50.2%나 증가했다.
수주 금액을 봐도 지난해 1∼7월 173억 6900만 달러에서 올해는 229억 9000만 달러로 32.4% 늘었다.
벌크선운임지수(BDI)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5월엔 900에도 못 미치던 BDI가 6월 말부터 1100을 훌쩍 넘어섰다가 지난 2일엔 1065로 다소 주춤한 상태다. 2008년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가던 신조선가 지수(배를 새로 건조할 때 드는 비용을 100 기준으로 한 지수)도 지난 2분기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올 들어 다양한 선박 발주 문의가 늘고 있으며, 실제 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선 등 고가의 상선 수주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신상호 사장은 "지금 저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일시적인 반응인지 구조적인 반응인지 알 수는 없다"면서 "BDI도 상승하고 전망은 나쁘지 않지만 중국의 건설 경기와 소비 경기, 유럽의 금융 위기가 어떻게 풀릴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조선업 경기는 특히 유럽 선사들의 경기에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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