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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식 선생님! 문병을 다녀온 지 하루 만에 부음을 받다니, 이렇게 빨리 떠나실 줄은 몰랐습니다. 평생을 경남지역 미술 발전에 헌신한 문화운동가 송인식(宋寅植) 선생님이 15일 창원파티마병원에서 지병으로 타계했다는 소식을 듣고 오래도록 슬픔에 잠겼습니다. 1926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선생께서는 6·25 때 진해로 피란 온 이후, 마산에 정착하셔서 마산일보 업무국장을 역임하며 이미 고인이 된 화가 문신, 전혁림, 박생광, 작곡가 조두남, 사진작가 강신율 씨 등을 비롯한 수많은 향토 예술인들과 교분을 쌓았습니다. 고인께서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권유를 받아 1973년 8월 31일 경남지역 최초의 상업화랑인 ‘동서화랑’을 개설하여 경남 미술가들의 작품을 알리는 데 힘써 왔습니다. 1990년 사재 1억 원을 출연하여 ‘동서미술상’을 제정하여 매년 지역미술인을 대상으로 시상해 왔습니다. 오는 9월 3일 제23회 동서미술상 시상식을 앞두고 타계하시니 더욱 아쉬움이 크기만 합니다. 마산의 동서화랑은 단순한 상업 화랑만이 아니었습니다. 마산의 문화사랑방으로 미술인뿐만 아니라, 문학인, 음악인, 무용인, 연극인들이 찾아와 문화계의 소식을 접하고 정담을 나누는 문화공간이기도 했습니다. 동서화랑은 올해 개관 40년을 맞았지만, 선생의 타계로 문화사랑방 역할을 했던 공간이 추억과 아쉬움 속에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동서화랑에서 수많은 화가들의 작품전이 열리곤 했지만, 기억 속에 남아있는 전시회로는 1974년 파스텔 제1세대 작가인 고 강신석 작가 초대전, 1982년 고 최운 작가 초대전, 고 문신 작가 초대전, 1984년 고 박생광 작가 초대전 등이라고 술회한 바 있습니다.. 동서화랑의 사무실 벽면과 내부엔 경남 미술인과 예술인들의 사진과 그림, 전시회 팸플릿 등 무수한 문화자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마산에서 출판사업을 하고 있는 오하룡 시인이 고인이 간직하고 있는 사진자료들을 향토문화유산으로 남기고자 출판을 희망했지만, 자료 정리의 어려움으로 실현되지 못해 아쉽기만 합니다. 고인께서는 70~90년대 창원(마산)지역 문화예술에 대한 자료와 예술가들에 대한 일화와 작품세계를 폭넓게 알고 있던 문화계 원로였습니다. 미술계뿐만 아니라, 문학, 음악, 연극, 무용인 등 많은 사람들과 교분을 가져 온 문화사랑방 주인이기도 했습니다. 단독 건물이 없어서 5차례나 옮겨 다녀야 했던 40년 전통의 동서화랑, 경남 예술의 체취와 흔적을 느껴볼 수 있는 이 문화공간이 주인을 잃고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 슬프기만 합니다. 경남문화계에 문화운동가로 큰 족적을 남긴 고인의 삶과 인생적인 체취는 경남예술인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문화 창조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삼가 두 손을 모아 경남 문화 발전에 기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정목일(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동서미술상 운영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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