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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년 문신, 광활한 우주를 꿈꾸다

작성자
이효진
작성일
2016.02.25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745
내용

소년 문신, 광활한 우주를 꿈꾸다

_‘2016 우주를 향하여’ 5월 22일까지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기사입력 : 2016-02-24 22:00:00

 

마산만이 내다보이는 추산동 언덕에서 밤보다 더 아름다운 낮의 신비가 펼쳐지고 있다. ‘무엇인가를 닮았지만 아무것도 닮지 않은’ 조각들이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한다.

지난 3일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제2전시관에서 개막한 ‘2016 우주를 향하여’는 조각가 문신이 유년 시절에 품었던 광활한 우주의 신비함을 ‘어둠과 빛’으로 담아낸다. 브론즈와 스테인리스스틸 작품 6점이 어둠의 공간에 들어차 있고 최소한의 빛으로 이 형상들을 비춘다. 길게 드리운 그림자도 작품의 한 구성요소인 것처럼 상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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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作 ‘무제’

불멸의 예술혼으로 세계 조각의 거장으로 아직까지 살아 숨쉬고 있는 문신은 유럽 화단에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명성을 구축해 나갈 즈음인 1970년대 중반부터 더 높은 창공을 나는 유년시절 꿈을 형상화한 ‘우주를 향하여’ 시리즈를 창작하기 시작했다.

작품 제목들은 ‘무제(untitle).’ 어찌 보면 외계에서 온 무엇인가를 닮았지만 아무것도 닮지 않은 형상들은 곤충 같기도 하고, 조류 같기도 하다. 또 식물이나 꽃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계속 보고 있으면 관람객들에게 마치 살아 있는 ‘어떤 생명체’를 떠올리게끔 한다. 전시관 중앙에는 문신의 대표작 ‘올림픽 1988’의 모태가 된 1981년작 스테인리스 작품이 긴 그림자를 만들어 공간을 채운다. 그의 제작노트에는 ‘만물은 엄연히 원초에서 생성했어도 이를 눈으로 볼 수는 없다. 인간은 현실에 살면서 보이지 않는 미래, 우주에 대한 꿈을 그린다’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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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作 ‘무제’


그가 꿈꾼 우주의 형상은 역설적이게도 사방의 벽에 갇혀 있다. 그러나 그 속에서 광활한 우주를, 문신이 꿈꿨을 ‘구체적 상상의 우주’를 오래 생각하게 만든다. 한 관람객은 “작품이 다가와서 말을 걸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외계인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지구에 내려온 듯하다”고 느낌을 털어놨다.

마력의 신비함이 느껴지는 ‘어두운 낮’의 공간엔 빛에 반사되는 그림자의 깊이가 음악적 운율과도 어우러진다. 전시관 한 벽면에는 문신 조각의 예술세계를 음악적인 화음으로 표현했던 교향악단 앙상블 시메트리 연주 영상이 흘러나온다. 우주를 표현하는 작품들의 그림자가 관현악과 만나 완숙한 깊이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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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作 ‘무제’


전시를 기획한 정경현 학예사는 “조각가 문신이 말한 우주를 입체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어두운 공간 속 조명을 이용한 빛과 그림자를 연출했다. 이번 기획이 선생이 꿈꾼 우주를 함께 떠올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모든 자연을 원과 선으로 된 입체로 보고 난 그저 그것을 만들 뿐이다’고 말한 문신. 이번 전시는 문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면서 문신을 뛰어넘는 문신의 상상력을 볼 수 있는 기회다. 전시는 5월 22일까지.

글·사진=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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