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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교류모임 사림153’ 가보니…
보여주기식 전시 벗어나 지역미술 담론 제기
지역 청년미술인 7인 매달 특정작가·작업 주제 비평
작업 의도·방향 등 직설적 질문에 작가-참석자 공방
기사입력 : 2017-05-14 22:00:00
농담이 오가는 자유로운 분위기였지만 작가와 참석자들이 주고받는 대화는 가볍지 않았다. 작업의 의도, 목적, 방향에 대해 곳곳에서 날카로운 질문들이 등장했다.
지난 12일 오후 7시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심은영 작가의 작업실에서 ‘비평교류모임 사림153’의 5번째 정기모임이 열렸다. 이날 모임에는 사림153 구성원을 포함해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12일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심은영 작가 작업실에서 열린 비평교류모임 사림153에서 정진경 작가가 자신의 작업을 발표하고 있다.
올해 1월 발족된 사림153은 지역의 젊은 청년 미술인 7명이 모여 특정 작가나 작업을 주제로 매달 비평을 진행하는 모임이다. 초대된 작가가 자신의 작업을 프레젠테이션(PT) 형태로 발표하면 참석자들이 작업에 대한 질문을 던지거나 비평적 관점을 제기하며 작가와 이야기를 이어간다. 모임의 대표인 심은영 작가는 사림153에 대해 기존 전시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전시형태이자 지역미술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기존의 전시가 작품에 대한 피드백 없이 그저 보여주는 것으로 끝나버리는 현실을 극복하고 더불어 지역미술과 관련된 여러 가지 담론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다.
이날 발표자로는 지역에서 미술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는 정진경 작가가 나섰다. 자신을 ‘커뮤니티 아티스트’로 소개한 정 작가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의 작업을 30여분간 발표했고 경남도립미술관 김재환 학예사가 사회를 맡아 토론을 이끌었다.
PT에서는 작가의 삶과 작업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작가는 미국에서의 퍼포먼스 작업은 이방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고 한국에서의 커뮤니케이터 작업은 결혼과 출산을 거치며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PT가 끝난 후에는 결과물보다 과정을 중심에 두는 작가의 작업이 어떻게 작품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최수환 작가가 “최근 작업은 아이들의 그림을 한데 모아 드로잉으로 만든 것이다. 과정에 집중한다고 하는데 경험상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에만 집중하면 그냥 새까맣게 돼버리지 완성된 이미지가 도출될 수 없다. 작가가 중간에 통제자로 개입한 것이 맞는 것일까”라고 물었다. 정 작가는 “드로잉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이 작업의 핵심은 아니다. 작업을 위해 아이와 엄마와 인터뷰한 내용들이 영상이나 음성으로 모두 남아 있고 이 모든 과정이 유의미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미일 작가는 “소통이 핵심인가 그것을 시각예술로 보여주는 것이 핵심인가”라고 질문했고 정 작가는 “소통이 더 중요하다. 꼭 시각예술로 보여주지 않아도 관계 없다”고 답했다. 작가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고 질문자와 작가가 서로 다른 관점을 보이면서 한동안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마무리 과정에서는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조언이 나왔다. 김재환 학예사는 “작가로서의 영역과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영역이 한데 표출되다 보니 혼선을 빚는 것 같다. 좀 더 기술적인 차원에서 비디오 아티스트, 퍼포먼스 작가로서의 영역과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역할을 분리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비평 종료 후 발표자였던 정진경 작가는 “그간 나의 작업을 정리할 수 있었던 상당히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며 “알고 있었지만 피하고 싶었던 사실도 마주할 수 있었다. 앞으로 작업 방향을 설정하고 고민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림153의 다음 비평 대상은 오는 25일부터 6월 4일까지 개최되는 ‘창원아시아미술제’다. 심은영 작가는 “지난해와 올해 창원아시아미술제를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고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세정 기자 sj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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