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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제목

<피플>국립현대미술관 신임 학예실장 이지호

작성자
김철수
작성일
2009.11.10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251
내용

<피플>국립현대미술관 신임 학예실장 이지호

“미술관장님의 비전과 학예사들의 실력을 이어주는 교량 역할에 최선 다할 것”


지난달 중순, 공석이던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에 이지호(50) 전 대전시립미술관 관장이 임명됐다. 향후 2년간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업무를 총괄하게 된 이지호 학예실장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만나 소감과 계획을 들었다.


가을이 짙게 내려앉은 지난 11월2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만난 이지호 학예실장은 “어깨가 무겁다”면서도 예의 화사한 웃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어깨가 무거운 이유로 먼저 국립현대미술관이라는 곳이 한국 국ㆍ공립 미술관의 중심축이자 한국 미술의 핵심을 다뤄야하는 곳이라는 점을 들었다. 특히 학예실이 그 주축이 되는 중요한 부서이기 때문에 학예실을 이끌어가는 학예실장 자리는 그만큼 책임이 무겁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자신이 맡은 일이 관장님과 학예사를 이어주는 교량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내가 맡은 일은 관장께서 세운 미술관의 비전과 목표를 토대로 그 실현 방법을 찾고, 학예사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성과물이 나오도록 북돋워주는 일이다. 또 학예사들이 업무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타부서와의 소통을 돕고, 열심히 준비한 전시가 대외적으로 잘 알려질 수 있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 실장이 특히 어깨가 무거운 이유는 또 있다. 올해가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한지 4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올해가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한지 40주년인 해다. 40년의 기틀이 이미 마련됐다고 본다면 이제는 40년 이후를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새 출발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40년 이후를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무겁다. 그러나 미술관내에는 오랜 노하우를 가진 학예사분들이 많아서 든든하다.”


이 같은 일들은 직전 대전시립미술관 관장의 경험과는 또 다른 경험이어서 예전과 다른 기대감에 가슴 설렌다는 그다.
이 실장은 널리 알려져 있듯 대전시립미술관 관장 출신이다. 지역 미술관장을 역임했던 경험이 학예실장의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 무척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관장님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직전의 경험을 떠올려보면 관장은 미술관 직원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직원들이 의외로 그런 사실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관장의 마음과 학예사의 마음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서로의 마음과 마음을 잘 연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미술관 일이라는 것도 결국은 마음이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림도 그려봤고 기획도 해봤고 행정도 경험한 이 지호 학예실장은 행정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한다.
“행정은 굉장히 창의적인 일이다. 그림을 그리는 일만 창의적인 게 아니다. 작업이 혼자 하는, 나와의 싸움이라면 행정은 타인과 협의, 조정을 이끌어내는 일이다. 서로 다른 일이지만 둘 다 창의적인 일인데, 행정 일이 무척 재밌고 나에게 잘 맞는다.”


미술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생각도 충분히 세워져 있다. 과거에는 미술관이 사회적으로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중요한 관심의 대상이기 때문에 넓은 범위에서 미술관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요즘은 미술관이 국가의 위상처럼 인식되고 있다. 앞으로는 미술관의 위상이 더 커져서 국가의 이미지로 인식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미술관이 할 일이 많고 책임이 무겁다.”
어떻게 하면 국민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크다. 특히 문화 소외계층들이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미술관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생각이다.


“국립미술관은 국민에게 무척 친근한 장소가 돼야한다. 미술관에 오지 못하는 사람을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화소외계층이라고 해서 반드시 가난한 사람을 뜻하는 게 아니라 미술관을 찾기 어려운 직장인들, 학생들, 노인들 등도 여기에 해당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서울 시내와 떨어져 있기 때문에 더욱더 대중들과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그분들이 미술관을 자주 찾을 수 있도록 기반 시설을 갖춰야 한다.”


이지호 학예실장은 과거 대전시립미술관에서의 경험을 사례로 들었다. 대전 시내 시각장애우들을 위한 입체 전시라든가, 연구소와 연계한 가족 관람 프로그램 등의 아이디어를 통해 문화소외계층을 다양하게 끌어들였다.
“교통이 불편해서 미술관에 오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그들을 데리고 와야 한다. 그 학생들이 문화의 혜택을 받게 미술관이 도와줘야 한다. 문화의 혜택을 많이 받은 아이와 받지 못한 아이로 양분화 되지 않도록, 그래서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을 최대한 없앨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결국 미술관이 할일은 사회를 부드럽게 하는 것 아니겠는가.”


미술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전시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들여 구상을 할 계획이다. 어떤 전시를 할까에 대해서는 학예실 식구들과 긴밀한 협의와 공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관람객들이 요구하는 전시에 대해 항상 열린 자세를 가질 생각이다. 나만의 생각을 주장할 게 아니라 외부와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균형 잡힌 시각을 잃지 않도록 하겠다.”


이 실장이 맡은 임기는 2년이다. 이 실장은 학예실장으로 임명되고 난 뒤 미술관 근처에 집을 얻어 거처를 옮겼다. 대전이 근거지라 출퇴근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미술관 근처를 선택했다.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텐데도 전혀 내색을 하지 않는다.


“워낙 일할 때, 일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는 편이다. 추진력도 강하고 판단도 빠르다는 평을 받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소신껏, 후회 없이, 미련 없이 일할 생각이다. 돌아서서 그때 그 일을 좀 더 열심히 할 걸, 이렇게 후회하지 않도록 앞으로 2년 동안 충실히 일할 계획이다. 현재를 보면서, 쿨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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