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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 목판화 역사·돌봄 미술 ‘한눈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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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한국 근현대 목판화 역사·돌봄 미술 ‘한눈에’

경남도립미술관, 내년 2월 6일까지 각인·돌봄사회 기획전


  • 경남도립미술관이 올 하반기 기획전을 차렸다. 이번 주제는 판화와 돌봄. 1·2층선 한국 근현대 목판화의 역사를, 3층선 코로나 시대 돌봄의 의미를 사유해볼 수 있는 전시로 꾸며진다. ‘각인(刻印) : 한국 근현대 목판화 100년’, 동시대미술 ‘돌봄사회’ 두 전시 모두 내년 2월 6일까지 열린다.

    지난달 28일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린 ‘각인(刻印) : 한국 근현대 목판화 100년’ 사전 전시에서 김진하 나무아트 공동기획자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주재옥 기자/
    지난달 28일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린 ‘각인(刻印) : 한국 근현대 목판화 100년’ 사전 전시에서 김진하 나무아트 공동기획자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주재옥 기자/

    ◇각인(刻印) : 한국 근현대 목판화 100년

    인물화에 새겨진 세월의 흔적이 짙다. 흑백 사진인가 싶지만 아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초상화를 정교한 칼맛의 리놀륨 판화로 구현한 정원철 작가의 작품이다. 다른 벽면엔 장쾌한 국토가 펼쳐진 풍경과 마주한다. 회화인가 싶지만 아니다. 대자연을 마주한 인간의 정서를 초대형 목판화로 담아낸 류연복 작가의 작품이다.

    지난달 28일 본 전시 앞서 사전 전시회가 열렸다. 이날 해설자로 나선 김진하 나무아트 공동기획자는 “이번 전시는 국토와 공간을 소재로 삼은 2000년대 이후 목판화 작가들의 작품이 주를 이룬다. 이들은 독자적인 내용과 목판화 어법·형식을 갖춘 작가들”이라고 설명했다.

    정비파 作 백두산 천지 기운 전도./경남도립미술관/
    정비파 作 ‘백두산 천지 기운 전도’./경남도립미술관/

    ‘각인(刻印) : 한국 근현대 목판화 100년’展엔 2000년대 한국을 대표할만한 목판화 작가들의 대형 작품을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가로지르는 민중의 삶과 공간을 조명한다. 아카이브 형식으로 구성해 1900년대 이후 출판 미술과 1950년대 이후 목판화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김억·정비파·류연복·안정민·김준권·유대수 작가는 한반도 산수를 통해 공동체와 개인의 존재를 고민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강경구·정원철·이윤엽은 사람에 대한 오마주를, 서상환·주정이·윤여걸은 근원적 생명을 성찰한 작품들을 걸었다.

    강경구 作 다섯개의 문-공재 윤두서 초상./경남도립미술관/
    강경구 作 ‘다섯개의 문-공재 윤두서 초상’./경남도립미술관/
    정원철 作 마주보기./경남도립미술관/
    정원철 作 ‘마주보기’./경남도립미술관/
    윤여걸 作 갈라파고스./경남도립미술관/
    윤여걸 作 ‘갈라파고스’./경남도립미술관/

    김진하 공동기획자는 “정원철 작가는 대형 설치작업과 질료로 번안해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위로와 일본의 반인권성을 부각시켰다. 그의 태도는 돌봄의 영역으로 역사 증언을 구체화한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윤여걸 작가는 우리가 사는 공간과 자연이 만나는 지점을 갈라파고스라는 언어로 매칭했다. 살아남아야 하는 강력한 생명력을 우둘투둘한 질감으로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조선시대 능화판도 만나볼 수 있다. 능화판은 한국 고서 표지에 꽃·나비·문자·기하학적 무늬를 넣는데 사용되는 목판. 특별전은 한국국학진흥원이 보유한 소장·기탁작품으로 구성된다.

    박성환 학예사는 “20세기 목판화가 100년 전통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수준을 일궈냈다면, 21세기 목판화는 20세기 한국 목판화를 계승한 유산”이라면서 “우리 삶에 조응하는 목판 조형세계를 마음에 각인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경남도립미술관서 열린 동시대미술 ‘돌봄사회’ 사전 전시에서 문지영 작가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주재옥 기자/
    지난달 28일 경남도립미술관서 열린 동시대미술 ‘돌봄사회’ 사전 전시에서 문지영 작가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주재옥 기자/

    ◇동시대미술 ‘돌봄사회’

    한 여성이 수줍은 듯 어색한 미소를 띤 채 인형을 껴안고 있다. 안경 너머 바라보는 미묘한 표정에 시선이 머문다. 그림 속 인물은 지적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문지영 작가의 친동생이다. 〈가장 보통의 존재〉는 장애에 대한 이분법적 시선을 가족을 통해 담아낸 작품이다.

    동시대미술 ‘돌봄사회’展은 동시대 미술을 통해 돌봄의 구조와 현재적 가치를 생각해 보게 하는 전시다. 3개국 6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현대사회의 비장애 중심주의, 돌봄 노동의 불안정성, 환경오염 등 창의적인 방식의 돌봄을 각자의 고민과 질문으로 풀어낸다.

    문지영 作 가장 보통의 존재./경남도립미술관/
    문지영 作 ‘가장 보통의 존재’./경남도립미술관/

    문 작가는 “보통이라는 가치가 주는 울림을 보여주기 위해 가족사를 털어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집중하고 있는 작업은 ‘엄마의 신전’ 시리즈다. 장애를 가진 동생을 위해 엄마는 늘 기도하셨다. 한국사회서 엄마가 가족을 위해 할 수 있었던 것이 기도밖에 없었다는 걸 어른이 되고 깨달았다. 사회서 힘없는 사람들은 ‘나와 주변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고민한다. 이 돌봄에 대한 저항을 신작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요한나 헤드바 作 미네르바 뇌의 유산./경남도립미술관/
    요한나 헤드바 作 ‘미네르바 뇌의 유산’./경남도립미술관/
    최태윤 作 허그미./경남도립미술관/
    최태윤 作 ‘허그미’./경남도립미술관/
    미하일 카리키스 作 맹렬한 사랑./경남도립미술관/
    미하일 카리키스 作 ‘맹렬한 사랑’./경남도립미술관/

    전시 기간 요한나 헤드바는 돌봄의 가치를 단어로 나열한 책 〈아픈 여자 이론〉을 소개한다. 임윤경은 뉴욕서 아이 돌보미로 일했던 자신의 경험을 살려 돌봄 노동자들을 섭외, 편지 형식의 영상을 제작했다. 최태윤은 홍콩 시위, 코로나 창궐, 인종차별 문제를 드로잉으로 전시한다. 조영주는 내달 중 돌봄 노동 과정서 감각할 수 있는 신체적 경험을 라이브 퍼포먼스로 선보인다. 미하일 카리키스는 기후변화로 계절을 구별할 수 없는 상상적 미래를 영상을 통해 전달한다.

    안진화 학예사는 “돌봄은 가족 내 보이지 않는 사적영역으로 여겨지면서, 여성의 온전한 몫으로 치부됐다. 돌봄은 무관심의 역사에서 배제된 존재들의 아픈 현실을 공유한다. 코로나는 돌봄의 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줬고, 이는 곧 일상과도 연결된다. 이번 프로젝트가 돌봄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주재옥 기자 jjo5480@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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