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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놓치면 후회할 한지·목가구 '희귀 전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3.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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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0
조회수
1374
내용

창원 마산합포구 진북면 아츠풀삼진미술관은 솔직히 마음먹고 가야 한다. 도시 외곽에 있어 평일에 가기에는 부담스럽고, 대중교통 이용도 불편하다. 그러나 지난 3일부터 열리고 있는 전시 두 개는 평일 시간을 내서라도 꼭 가보라고 말하고 싶다. 수십 년째 '한지'와 '목가구'의 외길 인생을 고집하고 있는 조현진, 조복래 씨의 작품에서 자료적 가치와 희귀성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흔 아홉 번 손길을 거치는 한지 =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 종이는 무엇일까? 바로 국보 제126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으로 닥종이에 인쇄된 것이다. 닥종이는 우리나라 전통한지다. 주원료인 닥나무를 삶고 말리고 두드리는 등 총 99번의 손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한지가 만들어진다. 까다로운 공정을 거친 만큼 한지는 질기고 강도가 높다. 문제는 이러한 장점이 있는데도 한지의 수요층이 점차 좁아져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

20여 년 동안 한지의 매력에 빠져 사는 조현진 (57) 씨는 "말로만 한지를 전통문화의 핵심이라고 하지,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정부나 지자체에서 한지 장인과 한지 생산업체에 대해 신경을 좀 써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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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진 작 '지갑'  

 

 

그는 과거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약 30년간 근무를 했고 2008년 이후 조현진한지연구소를 차렸다. 그는 현재 조선왕조실록 복본화 사업 산지분야 자문위원과 고려초조대장경 복원 간행사업 한지분야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전시실을 한지박물관처럼 꾸미고 싶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와서 한지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한지로 만들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등을 봤으면 한다"고 조 씨는 설명했다.

 

그가 20여 년 동안 손수 모았던 오색전지삼함, 지(紙)우산, 지승방석 등을 비롯해 그가 직접 개발한 한지카펫, 한지냅킨, 니코틴제거용 한지필터 등이 전시됐다. 한지가 특성화된 전북 전주, 강원 원주, 경북 안동 등에 가야만 볼 수 있는 희귀한 것들이다.

 

조 씨는 "전통이라 불리는 한지를 현대와 어떻게 접목하느냐가 한지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이라면서 "어릴 때부터 집과 학교 등에서 한지를 가지고 놀고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 천 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목가구 =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 번 볼까 말까 할 정도로 보기 어려운 거다." 느티나무와 참죽나무, 오동나무, 먹감나무, 배나무 등으로 만든 '삼층장상감(옻칠)'을 가리키면서 조복래 (50)씨는 말했다.

 

지난 2011년 경상남도 최고장인 목가구 제24호로 선정된 그는 1979년 고 정돈산(1939∼1992, 중요무형문화재 제55호)이 운영하던 의천공방에서 사사했다.

    
  조복래 작 '삼층장상감'  
"1999년 독립해 취목공방이라는 이름을 걸고 지금까지 34년간을 오직 나무와 씨름하며 살았다. 삼촌도 목가구를, 당숙은 창호를 다뤘는데 손재주가 좋은 집안 내력 덕에 목가구를 다루게 된 것 같다."

 

좋은 목가구는 좋은 나무에서 나오는 법. 그는 최소 몇 년부터 최대 천 년이 넘는 나무를 골라, 직접 베고 말리는 등의 작업을 거친다. 그 기간은 몇 달이 아니라 몇 년이 걸리는 인고의 시간이다. 좋은 나무를 지금 샀다고 해서 결코 좋은 목가구를 만들 수는 없다. 실내외 건조를 몇 년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좋은 목가구 재료가 만들어진다.

"1억 원이 넘는 외국 자동차는 대를 이어서 물려줄 수가 없지만, 목가구는 대대로 이어갈수록 그 가치가 높아진다. 몇 세대를 거친 목가구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같은 곳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보존 가치가 있다."

 

목가구 하나를 완성하는 데 최소 3달은 걸린다. 전시 작품은 의복이나 이불 등을 넣어두는 가구, 주방에서 식기류를 얹어놓는 가구, 책을 넣어두고 보관하는 수납기구, 명절이나 축하잔치 때 음식을 차려놓고 사용하는 직사각형 상 등이다. 그가 말하는 목가구의 좋은 점은 무엇일까?

 

"전통 목가구는 방부제 등 화학제품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나무의 무늬는 순수히 자연이 만들어준 것이므로 목가구 역시 인위적이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목가구의 가치는 높아지고, 저 또한 그런 목가구를 만드는 장인이니 자부심이 클 수밖에 없다."

6월 15일까지. 문의 055-272-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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