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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옛 것 때려부수는 한국사회 관행 일침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3.06.05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023
내용

마음을 달래려 들어왔건만,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외롭고 불안하고 답답해졌다.

창원 갤러리 세솜에서 열리고 있는 김성수(44) 작가의 '메탈리카'(Metalica) 전시를 보고 나서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앞 유리 피라미드와 철골 구조가 모티브가 된 '메탈리카' 연작. 차가운 철 구조물과 굵은 직선, 천편일률적이고 무미건조한 건물…. 무조건 높고 화려하게, 낡은 것은 뭐든 무너뜨리고 새로 짓는 한국 건물과 왠지 닮았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외모지상주의도 떠올랐다.

 

부산대 미술대학 회화과를 나온 작가는 프랑스 디종 국립고등미술학교를 졸업했다. 1998년부터 2007년까지 프랑스에서 생활한 그는 "한국에 들어올 때마다 급격하게 옛 모습을 잃어가고 새롭게 변하고 있었다. 한국과 달리 프랑스에서는 옛 건물을 허물고 새 건물을 세우는 것은 정말 보기 어려웠다"며 두 나라의 문화적, 사회적 다름에서부터 그림이 시작됐다고 했다.

 

작가는 2006년부터 유리 피라미드를 재현한 '메탈리카' 연작을 선보였다. 초기에는 유리 피라미드와 철골 구조를 사실적으로 나타냈지만 지금은 그만의 방식으로 재조합하고 인공적이고 강렬한 색을 입힌다.

관람객은 반복되는 건축물의 프레임에서 복잡한 미로에 서 있는 느낌을 받고, 고층 건물 안에서 창 밖을 쳐다보는 착각에 빠진다.

 

 

김성수 작 '메탈리카'

 

김성수 작가는 고도화된 물질문명과 현대사회의 차가운 이면을 인물과 꽃으로도 나타낸다. 작품 '멜랑콜리(Melancholy)'와 '복제성(Duplication)'은 창백하고 열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인물이다. 그림에서 풍기는 상실감과 고독감이 관람객의 힘을 쭉 빠지게 한다.

시들고 색이 다 빠진 꽃 '로렐라이'(Loreley)도 외모 가꾸기에 여념 없다가 지친 여인의 모습 같다.

6월 30일까지. 창원시 용호동 29-16. 문의 055-263-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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