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민족미술인협회 경남지회(이하 경남민미협)가 '세월호 침몰사고'를 주제로 협회전을 연다.

다른 단체의 협회전과 차별화된 전시다. 보통 협회전은 미술단체·협회의 연중행사 중 하나다. 평소 얼굴 보기 힘들었던 회원들과 만나고, 자신의 작품을 하나씩 내건다. 일종의 친목모임이다. 특별한 주제를 내걸고 작품을 만들거나, 의미있는 전시를 기획하는 일은 드물다.

경남민미협의 이번 협회전 제목은 '천개의 바람'이다.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세월호 침몰사고 추모곡으로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헌정해 화제가 됐는데, 이점에 착안한 것이다.

성춘석 경남민미협 지회장은 "민미협은 우리 사회와 문화예술계의 쟁점이 되는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맞춰 창작된 작품을 모아 회원전을 연다"면서 "이번 전시는 세월호 참사에서 나타난, 감춰져 있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현시(presentation)'하는 전시였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현효 작 '봄날은 간다'. /경남민미협 

박현효 화가의 '봄날은 간다'는 인생의 봄날을 만끽할 겨를도 없이 세상을 떠난 세월호 희생자를 표현했다.

안개나 비구름이 낀 것일까. 바닷물도 회색빛을 띠고 작품 전체가 무겁다. 배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빨간 동백꽃은 영원한 약속의 기다림을 의미한다.

신희경 화가의 '고래는 없었다'는 100호(130×166㎝) 크기의 대작이다. 바다에서 뒤집힌 세월호가 마치 고래처럼 보인다. 고래는 '강자', '희망'을 의미한다. 침몰한 세월호를 고래가 밀어 사람들을 구출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신미란 화가의 '최후의 보루'는 아슬아슬한 난간에 앉아 있는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이 담겼다. 공포에 질리거나 무서워서 어쩔 줄 몰라하기보다는 오히려 담담하게 풀어냈다.

전시는 12일부터 17일까지 창원 3·15 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여는 행사는 12일 오후 7시 30분이며 같은 날 오후 4시 '민족미술 30년의 과제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