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전시소식
지난 5월 23일부터 8월 16일까지 3개월 가까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는 멕시코의 천재 화가 ‘디에고 리베라’ 전시회가 열렸다. 디에고 리베라는 벽화 미술의 거장이다. 그는 20세기 초 멕시코 혁명 이후 고국으로 돌아와 벽화에 자신의 예술혼을 쏟아부었다. 그의 대표적 작품은 대통령 집무실이 위치한 국립 궁전에 있다. 1·2층에 걸쳐 아즈텍의 부흥과 스페인의 침략, 멕시코의 독립 등을 연대별 대서사시로 담아낸 화려한 벽화는 멕시코의 자랑이다.
▼벽화는 후기 구석기시대까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 만큼 오래전부터 행해져 온 인류의 유산이다. 그러나 도시화된 공간 구조와 예술이 만나는 도시 벽화(city mural)는 산업혁명 이후 20세기 접어들어 시작됐다. 도시 벽화는 단순히 지역을 미화(美化)하는 차원을 넘어 도시민들의 정서적, 소통적 측면을 담아내려고 한다. 벽화는 때로는 이념적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기도 하고, 청소년을 선도하거나 범죄예방 효과를 거두기도 하는 등 공공적 측면도 지닌다.
▼미국 필라델피아는 벽화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도시이다. 도시 안에
3600여 개의 벽화가 있어 ‘세계 벽화의 수도’라는 별칭을 얻고 있다. 이런 필라델피아도 벽화의 시작은 흑인이 많고 10대 범죄율이 높아 재소자인 청소년들의 재능과 열정을 개발하기로 한 데서 시작됐다. 사회의 어두운 면을 공공예술 프로그램으로 승화시켜 멋진 도시로 탈바꿈했다. 도내 진주 시내 로데오거리의 골목 벽화도 벽화를 그리기 전에는 청소년들의 우범지역이었으나 지금은 안전거리로 변모했다. 벽화가 밝은 사회를 조성해 가는 좋은 성공 사례이다.
김재익 논설실장
[경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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