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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겹이 쌓인 바람의 흔적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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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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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겹겹이 쌓인 바람의 흔적

황원철 작가, 팔순 기념 ‘바람 시리즈 40년展’
9월 1~12일 창원대 박물관 조현욱 아트홀서


  • “마산 앵기밭골 골짜기의 돌개바람, 합포만의 물보라 날리는 바닷바람…. 프랑스 화가 오딜롱 르동의 ‘보이는 것을 그리지 않는다’는 신념을 나만의 미학으로 완성했죠.”

    46년 째 ‘바람’을 시각화하고 있는 원로 화백 황원철(82) 창원대 명예교수가 9월 1일부터 12일까지 창원대 박물관 조현욱 아트홀에서 ‘바람 시리즈 40년’ 회고전을 가진다.

    황원철 作 ‘아라의 바람’(2011)
    황원철 作 ‘아라의 바람’(2011)

    황 교수가 바람 시리즈를 시작한 건 1975년. 당시 재직하던 마산교육대학이 폐교될 위기에 처하자, 그 충격으로 문경새재 도요지 생활에만 몰두하게 된다. 그러던 중 가마 불빛에 새어 나오던 ‘바람’을 운명처럼 만났다.

    작품의 토양은 지역의 농경 생활. 6·25 전란으로 잿더미가 된 고향 마을의 잔상도 작화(作畵)의 바탕이 됐다. 그래서인지 화폭에 휘몰아치는 바람의 기세는 우주의 기운을 연상시킨다. 색채의 감각도 살아 움직인다. 미술계는 그의 그림을 ‘전경은 무형의 실체인 바람이지만, 후경은 한국의 샤머니즘’이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동방의 환상화’로 불리게 된다.

    황원철 作 ‘합포만의 풍광(風光)과 바람’(2017)
    황원철 作 ‘합포만의 풍광(風光)과 바람’(2017)

    오광수 미술평론가는 “격렬한 붓의 운용은 분화구에서 솟아오른 용암을 보는 듯하다. 거대한 파도를 몰고 오는 태풍 같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한 주제에 대한 오랜 탐구는 마치 세월의 누적처럼 겹겹이 쌓이는 단층으로 구현된다”고 평했다.

    바람의 궤적은 또 다른 작품 세계로 확장됐다. 오방색조에서 연유한 바람, 여체의 선율을 더한 바람, 이국적 풍물을 접목한 바람으로 승화됐다.

    함안 출신인 황 교수는 창원대 초대 예술대학장, 일본 구주산업대학 객원연구교수, 제2대 경남도립미술관장을 역임한 바 있다. 프랑스 루브르미술관 SNBA전과 오스트리아 빈 초대전을 비롯해 중국 베이징 비엔날레에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한일현대미술 IMPACT展 한국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주재옥 기자 jjo5480@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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