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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인턴시대- 홍정명(경제부 부장대우)

작성자
조예진
작성일
201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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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481
내용
지금은 인턴시대- 홍정명(경제부 부장대우)

-경남신문-

주요 대기업들이 속속 상반기 공채 채용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 취업전쟁이 시작됐다.

10여명 뽑는데 전국에서 수백명, 수천명의 인재가 몰려든다. 기업체 입장에서는 옥석을 가리기 위해 고민하고, 구직자는 바늘구멍을 돌파하기 위해 피나는 경쟁을 벌이는 현실이다.

이런 와중에 올 들어 대기업 사이에 인턴 채용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상·하반기 정규 공채’를 실시해오던 대기업들의 채용 관행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이다.

인턴 채용은 한마디로 일단 일을 시켜 보고 실무능력과 조직 적응력이 검증된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포석이다. 그러나 인턴으로 선발된 당사자에게는 피를 말리는 또 하나의 생존게임에 직면하게 되는 셈이다.

창원에 기반을 둔 S&T그룹 주력계열사 S&T대우는 지난해 인턴 사원 30여 명을 채용했다. 대부분 3개월 인턴 기간을 거쳐 정규사원으로 전환됐다. 사실 S&T그룹은 수시채용 방식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노하우가 축적된 인재의 지속적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이점이 있다. 최평규 S&T그룹 회장은 최근 만남에서 “인턴 채용 방식을 지난해 첫 도입했는데 결과에 만족한다”면서 “분기별로 30~40여 명씩 3개월 과정 인턴을 채용하여 연말까지 200명가량을 정규 직원으로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그룹은 작년 말 인턴사원 680여 명 중 80%에 이르는 550명을 정규직 사원으로 채용한 바 있으며, 올해 역시 대졸 사원 전형과는 별도로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해 인재를 충원할 방침이다.

STX그룹도 지난 2월 초 올해부터 신입사원 채용 시스템에 ‘인턴십 프로그램’을 첫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STX는 3~4월 인턴 전형을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에 600여 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지난달 25일 신입사원 채용방식을 기존 하반기 공채에서 상반기 인턴십으로 바꾸고, 현장에서 업무능력이 검증된 인재를 선발, 정규 신입사원으로 채용한다고 밝혔다. 특히 인턴 선발 기준을 학점이나 영어성적 등 ‘스펙’ 위주가 아닌, 지원자들의 직무 전문성과 글로벌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바꿨다.

삼성전자는 상·하반기 공채 제도를 유지하되, 인턴을 거쳐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신입사원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여 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도내 모 대기업 인사담당 임원은 “인턴십은 회사가 개개인의 성향과 업무능력, 적응 정도 등을 미리 파악할 수 있고, 입사 희망자의 충성도를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우수 인재의 검증과 선점이라는 긍정적 효과 때문에 인턴십을 활용한 신입사원 채용 방식이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채용 방식의 변화는 결국 보다 업무능력이 뛰어난 ‘핵심인재’ 확보 문제와 직결된다고 생각된다. 기업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재경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전략컨설팅업체인 맥킨지의 라자 굽타 전 회장은 “21세기는 인재 확보 전쟁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에는 성공적인 경영의 관건은 필요한 인재를 확보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핵심인재의 보유 수준이 기업 사활의 판도를 좌우할 것이란 말이다.

최근 경영복귀를 선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바둑 1급 열 명이 바둑 1단 한 명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핵심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핵심인재라고 하면 대개 대기업의 일이고, 중소기업과는 무관한 것처럼 느껴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나 미래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인재 확보 정도가 기업의 명운을 판가름짓는다고 볼 때 중소기업들도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인재가 희망이기 때문이다.

홍정명(경제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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