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ENU

지역정보

제목

군대간 아들이 늠름한 훈련병 대표로

작성자
김철수
작성일
2010.11.05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661
내용
군대간 아들이 늠름한 훈련병 대표로

2010년 11월 03일 (수) <경남도민일보>


일상에 젖어 있다 보니 군에 간 아들을 잊고 있었다. 며칠 전 갑작스런 추위가 있었고 10월 30일 강원도에 첫눈이 내렸다는 뉴스도 있었다. 집사람이 아이 걱정이 된다며 안절부절못한다.

자대배치를 받았으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신병훈련을 어제 아래 마치고 지금은 후반기 교육에 들어간 상태다. 나보고 왜 아이에게 신경 안 쓰느냐고 투정을 부린다.

솔직히 나는 아이가 좀 빡세게 훈련소 생활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요즘 애들이 다 그렇듯이 큰 어려움 없이 자라 군에 가게 된다. 앞으로 자신의 남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필수로 자신을 다듬는 트레이닝 과정이 필요한데 이곳이 군대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가능하면 세상에서 경험해 보지 못했던 여러 가지 힘든 과정들을 겪어 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뭐니 뭐니 해도 경험이 보약이다. 어려움을 겪어보지 않으면 어려운 이의 처지를 알 수 없듯이 힘든 생활을 해 봄으로써 자신의 인생설계가 확실하게 설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다. 돈의 소중함, 부모의 소중함, 사람의 소중함을 알 것이다. 군에 갔다 와야 철이 든다는 소리가 있다. 아마 요즘 군대가 무르다고 하지만 이런 철학은 있지 않을까 여겨진다.

아침, 집사람이 호들갑을 떨며 빨리 아이 부대카페에 들어 가 보란다.

"차근차근 말해라. 무슨 일이 있나?" 했더니 우리 혜성이가 정말 멋있어졌다며 들어가 보면 안다는 것이었다.

성화에 못 이겨 카페에 들어가 봤더니 아니? 이 아이가 후반기 교육 입소식 제일 앞에서 훈련병 대표로 서 있지 않은가? 사진으로 봐도 대원은 200여 명 되어 보였는데 이 사진을 보는 순간 아들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애 엄마가 그럴 만도 했다. 내가 봐도 멋진 아들이다. 이 사진만으로도 아이를 걱정할 이유가 없어졌다.

어미 아비는 지금까지 살면서 남 앞에 나서지도 못했고 그 흔한 학교 반장도 못해 봤는데 정말 가슴이 뿌듯하다. 군이라는 조직적이고 절제된 집단에서 앞에 선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고 또, 그 조직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 아이가 입대시 한 말이 귓가에 맴돈다. "저는 모든 것 다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지금까지 너무 쉽게 살아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훈련시킬 좋은 기회입니다. 멋진 아들이 되어 돌아오겠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햐~ 정말 내 아들이라고는 하지만 든든한 놈이다. ㅎㅎ

자신의 엄마와 아버지를 힘껏 껴안고는 줄지어 저쪽으로 빠져나가는 입영자들 대열을 향해 뛰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흐뭇해했는데….

노도명문대대의 명성에 맞게 '백호'이야기는 계속되길 기대해 본다.

<임종만>

0
0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