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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 그 봄의 기록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1.03.20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300
내용

3·15 그 봄의 기록 

 

3·15의거 51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두 개가 아츠풀 삼진미술관에서 열립니다. 하나는 3·15 의거 당시를 기록한 사진전이고 다른 하나는 조원섭 작가의 초대전입니다.

3·15의거 당시 현장을 보여주는 장면부터 이후 추도제가 열리는 광경까지 한편의 이야기가 있는 사진전을 보는 것 같습니다. 민중의 지팡이가 학생을 가격하는 장면에선 발걸음을 멈춥니다. 카빈 총으로 완전무장한 채 출동하는 경찰의 모습에선 살의가 느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위대는 흰 천에 부정선거를 개탄하고 '리대통령 물러가라'는 현수막을 들고 전진합니다. 오직 시위대가 믿을 건 같이 하며 행진하는 인원수가 전부처럼 보입니다.
사실 3·15의거 사진전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전시를 했던 사진입니다. 하지만 연거푸 다시 보아도 질리지 않는 것은 그것이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을 꾸밈없이 보여주는 진실성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시무시한 경찰의 총과 곤봉 앞에서도 어깨동무를 하고 독재타도와 부정선거에 항거하는 고교생의 힘 있게 쥔 오른손은 관람객의 손까지 쥐게 합니다. 사진 속 여학생들의 외침도 만만치 않습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사진 속 주인공들은 모두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의 이웃집 할아버지 할머니일 수 있는 분들입니다.

사진의 초점을 조금 바꾸어 사람이 아닌 배경에 맞추어 봅니다. 당시의 마산시기지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해방된 지 얼마 안 되어 적산가옥도 보이고 엉성한 양철지붕도 보입니다. 그 중에서도 4~5층 규모의 큰 건물들도 보입니다. 전신주마저도 이색적입니다.

전시 명처럼 '의(義)'라는 단어가 지닌 무게감이 전시실을 가득 채웁니다.

3·15의거 사진전 사이로 조원섭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미술관을 모두 채운 개인전이 지난 연말 열려 몇 달 되지 않은 듯한데 다시 100여 점 작품으로 같은 곳에서 전시를 한다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정확하게 분리하자면 지난번 전시는 환갑이 지나 졸업한 대학원 학위청구전이었고, 이번 전시는 3·15의거를 기념하는 초대전이란 것입니다.

 

조원섭 수묵담채화 <고향의 가을>.

 

 

겨울풍경이 인상적인데 지난겨울 작가가 어떤 곳을 다녔는지 금방 알아볼 수 있습니다. 자연의 풍경과 시골의 한적한 곳에 누구도 밟지 않은 눈이 화선지에 피어오릅니다.

조원섭 작가는 작업노트를 통해 '인생은 속도가 아닙니다. 방향이 중요합니다. 잠깐 동안의 성공이 아니라 완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고 설명합니다. 그가 지난 학위청구전에 이어 많은 수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을 보면 그가 그림그리기란 마라톤에서 마지막 스퍼트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생의 열정을 모두 쏟아 붓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두 전시 모두 4월 16일까지입니다. 창원 마산합포구 진북면 추곡리 534.  055-272-0035.

 

경남도민일보/ 여경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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