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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의 이중생활, 그림은 나의 힘!_
서정훈 공대 교수, 미니멀 작품유
미술전시에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 액자집 사장이 명품액자 전시를 열고, 우표수집가가 주제별로 우표 수집전을 열기도 한다. 소위 '선수'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어떤 누구나 자신의 작품을 선보인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두 명의 일반인이 전시를 마련했다.
첫 주인공은 공대교수다. 창원문성대학 컴퓨터전기소방학부장을 맡고 있는 서정훈 교수다. 취미생활로 시작한 그림그리기가 어느새 연구실을 캔버스로 가득 채웠다. 동료 교수인 김철수 대산미술관 관장은 "지난해 연구실을 들렀는데 미대교수의 작업실인줄 알았을 정도로 그림그리기에 빠져 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첫 개인전임에도 서 교수의 작품은 구상작업과는 거리가 멀다.
누구의 그림을 따라 그리거나 베끼기에서 벗어나 자신의 심리적 상태를 그대로 반영한 듯한 미니멀적인 작품이다.
미니멀 작품인 만큼 작업의 구성은 단순하고 색감조절에 신경을 쓴 듯하다. 특히 흑색의 사용에 능해 보인다. 색면에 과감히 낙서를 시도하는 능숙함도 현대미술의 경향을 받아들이는 태도로 보인다.
수준급의 드로잉실력이 그의 구성력을 탄탄하게 만든 밑그림이다. 4월 30일까지 창원 대산면 유등리 대산미술관.
두 번째 주인공은 요리사다. 창원에서 한 경양식 식당에서 근무하는 유병득 씨의 전시다. 엄밀하게 따진다면 미술대학을 졸업한 이력이 있는 요리사다. 건설현장 총무, 방역기, 의자 제작공장에서 근무하기도 하고, 학생통학차량 운전, x-레이 기사보조, 용역센터서 일한 경력까지 합하면 산전수전 겪은 몸이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무의식적인 긁적거림의 선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펜을 잡았다. 작가는 "과학으로 인
한 편리함의 노예가 되어 가는 지금이 파괴로 가는 무덤은 아닐까하는 생각에 긁적거린 이 드로잉에서 보는 이들의 자유로운 해석 속에서 잠시나마 카타르시스를 느꼈으면 한다"는 취지를 갖고 전시회를 연다. 드로잉만으로 구성된 전시 제목은 '미술, 나는 너에게 가는 길을 모른다'다.
0.7mm볼펜으로 세상에는 없지만 작가의 머릿속에 가득한 그로테스크한 형상들의 조합은 조금씩 각종 문양이나 기호, 동물의 형태가 구체화 되었다.
미술의 치유력을 믿고 있는 작가의 드로잉에서 관람객이 기를 느낀다면 그것으로 만족이다.
4월 19일부터 5월 3일까지. 마산 중성동 33-25 갤러리 3325.
경남도민일보/ 여경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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