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보
미술관을 찾아서 ④ 마산 구복예술촌 |
어촌 바닷가 ‘예술이 꽃피는 곳’ |
97년 폐교 건물 증·개축 … 구석구석 직접 손봐 개관 |
매년 여름 바다예술제 개최·장르별 창작 지원사업도 |
마산의 명물 ‘저도연륙교’에 도착하기 전 마을 바닷가에 구복예술촌(촌장 윤환수)이 자리하고 있다.
구복예술촌에 들어서면 정원의 잔디와 수목의 싱그러움이 무척이나 시원한 느낌을 준다. 작지만 큰 무대가 우뚝 서 있고 예쁜 잔디 정원 속에는 미술관Ⅰ관, Ⅱ관과 함께한 손님방(게스트 하우스)으로 활용하고 있는 황토집은 촌장이 직접 손으로 지은 집으로 구복예술촌을 찾는 이들이 가벼이 차와 음료를 나눌 수 있도록 한 곳이다.
마산에서 창작활동과 서예학원을 운영하던 윤환수 촌장이 부인과 함께 이곳에 둥지를 튼 것은 15년 전인 지난 1997년. 평소 한 예술인으로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다 시골 폐교에 작은 예술촌을 만들어 문화 예술이 시민들에 가까이 다가가서 문화를 향유케 하고, 지역 예술인들에겐 발표의 장을 제공해오고 있다. 현재 예술촌이 자리한 곳은 지난 1968년 9월에 개교해 29년간 245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1997년 3월에 폐교한 반동초등학교 옛 구복분교 터다.
“처음엔 지인들이 많이 말렸어요. 가족들의 동의를 가까스로 얻어내 결국 일을 저질렀지요”라고 윤 촌장이 예술촌 초기의 기억을 더듬어냈다.
윤 촌장은 아파트를 팔아 직접 건물을 증·개축하기로 하고 공사를 했다. 인부와 함께 직접 흙 지고 벽돌 나르고 목재를 나르며 구석구석 손을 봤다. 그러다 자금이 부족해 서예학원을 근저당 맡겨 대출받아 공사를 진행해 1997년 11월 16일 개관하자, 그해 12월 IMF를 맞아 거래은행이 퇴출되면서 근저당으로 맡긴 사무실마저 법원 경매에 넘어가는 아픔을 겪었다. 그래도 윤 촌장은 좌절하지 않고 오늘에 이르러 왔으며 최근에는 국내에는 드문 야외예술극장을 갖추고 예술촌으로서 모든 예술을 접할 수 있는 작은 문화예술회관과 같은 곳으로 거듭났다.
구복예술촌에서 펼쳐지는 예술행사는 크게 매년 8월이면 개최하는 바다예술제가 올해로 15회째 열렸으며, 미술관에서는 장르별로 매년 창작 지원 사업을 올해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6명의 작가와 올해 7명의 작가를 창작 지원하고 있다. 또 공연 행사의 다양화를 위해 2년 전부터 5~10월 매주 토요일 오후면 시민들이나 예술애호가들이 구복에 가면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개념으로 토요예술무대를 개최했으나 재정적 어려움으로 매주는 개최하지 못하고 격주로 열고 있다.
지난달 열렸던 바다예술제는 14회까지 구복예술촌 내에서 미술전시와 공연으로 진행하던 것을 올해부터 저도연륙교 일원에서 음악, 무용, 퍼포먼스 공연을 펼쳐 저도연륙교 일대를 축제의 장으로 유도하고자 올해는 실험적으로 진행했다.
미술관Ⅱ에서는 전년도 레지던스 작가들의 초대전을 열었으며 야외예술극장에서는 가요무대, 청소년 댄스경연대회, 무용공연 등이 펼쳐졌다.
윤 촌장은 “시민 여러분도 구복예술촌과 저도연륙교를 찾아 공연도 보시고 작가들과 얘기도 나누며 창작하는 모습도 보시면서 추억과 낭만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방문을 기대했다. 구복예술촌 ☏ 221-8797
경남신문/조윤제기자 ch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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