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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30일. 박순흔(72) 작가는 구복예술촌서 전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그때 유독 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넓은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창이 넓은 2층 건물이었다.
'미술관으로 쓰면 딱 좋겠다.' 박순흔 작가는 단박에 저 건물을 사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며칠 뒤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10년 전부터 미술관을 만들고 싶었어요.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지만 건물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 작품도 걸어놓고 작업실도 만들고 내부에 손 좀 보느라 지난달에 문을 열었어요"라고 박 작가는 설명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해양관광로 옆에 박순흔 작가가 마련한 다구미술관 내부 모습. / 김민지 기자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해양관광로 460에 있는 '다구미술관'이다. "미술관이 진동면 다구리에 있잖아요. 그래서 붙였어요. 쉽고 간단하게." 하지만 다구미술관은 뚝딱 만들어지지 않았다. 숨이 꽉 막혀 있던 콘크리트 건물은 그의 손길을 거치면서 예술과 호흡하기 시작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타원형 벽면에 있는 100호 크기의 작품 네 점과 마주한다. 박 작가가 그린 인물·정물·풍경화다. 미술관에 내걸린 작품은 소품에서 100호가 넘는 대작까지 다양했다.
미술관을 둘러보니 이곳은 그가 반평생을 넘게 보낸 생활 터전과 다름없었다. 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그가 그린 작품들이 빼곡히 자리를 차지했다.
"작가들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아요. 여자는 특히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고향인 마산을 떠나 부산, 서울, 고성 등지에서 살았는데, 작품에 영향을 많이 줬어요. 반평생을 넘게 그림에만 몰두해 왔는데 이제는 다른 사람들과 저의 작품을 공유하고 싶습니다"고 박 작가는 말했다.
그는 개인전 28회와 초대·그룹전 380여 회를 치렀으며 마산·창원YMCA에서도 몇 년을 거쳐 활동을 했다. 마산여류회와 경남여성공모전을 창립했으며 현재는 대한민국미술협회 자문위원이다. 뿐만 아니라 미술 작가로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로도 내공이 대단하다.
"다 같이 즐겼으면 좋겠어요. 미술 작품은 혼자만 보는 것이 아니잖아요? 미술관에 오는 관람객에게 제 작품도 설명해주고, 너무 좋습니다. 공간이 필요하다면 작가들에게 대관도 하고 미술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입니다"고 박 작가는 덧붙였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의 055-271-3803.
바다를 품고 사람을 향해 열린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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