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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보세요, 예술볕 든 골목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2.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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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203
내용
■ 내일 문 여는 마산합포구 ‘창동예술촌’을 가다
옛 문인들 사랑방 역할하던 외교구락부·고모령 재현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이 예술촌으로 탈바꿈했다. 시민들이 지역 예술인들의 그림으로 장식된 창동 골목길을 걷고 있다./김승권기자/
 
조각가 조정우씨의 ‘창동아트샵’.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중심상권이 ‘창원판 인사동 거리’로 탈바꿈했다. 통합창원시의 새로운 문화자산으로 거듭난 것이다.

한때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인파에 떠밀려 갈 정도로 사람이 넘쳐나 경남의 중심상가로 이름을 떨쳤던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상권. 1990년대 이후 대기업 철수와 인구 감소로 급속하게 쇠락하면서 많은 상가들이 문을 닫아야 했다.

하지만 통합창원시가 마산 원도심권 재생을 위한 핵심사업으로 23억원을 투입, 지난해 3월부터 빈 점포 50개를 임차해 ‘창동예술촌’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유명 예술인들이 속속 입점하면서 모습이 확 바뀌었다. 임대료는 2년간 총 1억원. 예술인 유치를 위해 시 예산에서 전액 부담했다.

조각가 문신 선생의 장남 문장철(59)씨가 창동예술촌 총괄기획자로 선정돼 골목 기획을 주도했다.

25일 공식 오픈을 앞둔 창동예술촌 조성 현장은 예전의 생기 잃은 모습은 간데없고 문화예술의 거리로 상전벽해가 됐다.

보세 소품점은 유리 공방으로, 만물잡화점이었던 부용청주상회는 염색공예 공방으로 바뀌었다. 이태호 선생의 얄개만화방과 향토도예가 김은진 선생의 보리(麥) 도예공방, 김중돈 선생의 르네상스 아틀리에 등이 골목의 분위기를 일신시켰다. 마산이 낳은 조각가 문신 선생의 체취도 벽화 등으로 곳곳에서 묻어났다.

특히 마산을 무대로 한 시절을 풍미했던 상하이박, 이선관, 김춘수, 송인식 등 향토 문예인들의 주요 교유 장소였던 ‘창동 외교구락부 건물’ 외벽은 이들의 대형 초상화로 장식되면서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주머니 가벼운 예인들이 맘껏 외상술을 먹을 수 있어 사랑방 역할을 했던 ‘고모령’도 장소는 바뀌었지만 테마 선술집으로 재현됐다.

복잡한 전선을 지중화했고, 울퉁불퉁한 골목길 바닥을 재포장했으며, 예술가들이 입주하는 건물 전면부 파사드를 예술촌 분위기에 맞도록 디자인하고 시공했다. 건물 담장과 벽면은 3가지 테마별(마산예술흔적, 문신예술, 에꼴 드 창동) 분위기를 나타낼 수 있도록 특화된 공공미술을 표현했다.

유명한 작가들도 입주해 예술촌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퍼포먼스 전문 ‘배달래 화실’을 연 배달래(43) 서양화가는 마산여고를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후 쭉 서울과 유럽 등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해오다 지난 2010년 가을 창동예술촌 조성 소식을 듣고 귀향해 정착한 케이스. 그녀는 “창동이 정체돼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내가 뭔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입점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때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풍겼던 창동 골목은 이제 문화의 향기가 점령했다.

창원시는 창동문화예술촌을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키운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식경제부를 통해 예술특구 지정도 추진한다.

또 25일 오후 7시 박완수 시장과 김이수 시의회의장 등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개장식도 가진다. 인기가수 박미경·박상민도 초대해 콘서트도 연다. 6월 24일까지 창동예술촌운영위원회와 창동상인회 주관으로 아트페스티벌이 계속된다.

김보성 창동통합상가상인회장은 “창동예술촌 개장으로 침체했던 창동상권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상목기자 smlee@knnews.co.kr
 
<출처-경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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