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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문신미술관 ‘내 고향 남쪽바다 展’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2.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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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0
조회수
1468
내용
문신 作 ‘아침바다’
임호 作 ‘해변’
장리석 作 ‘해녀와 자화상’
변시지 作 ‘세상 끝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어야 한다’
최운 作 ‘게 두 마리’
김주석 作 ‘신비의 탄생’
남정현 作 ‘무제’



‘먼 바다로 나가 하루 종일/고래를 기다려본 사람은 안다/사람의 사랑 한 마리 고래라는 것을/망망대해에서 검은 일 획 그으며/반짝 나타났다 빠르게 사라지는 고래는/첫사랑처럼 환호하며 찾아왔다/이뤄지지 못할 사랑처럼 아프게 사라진다/생의 엔진을 모두 끄고/흔들리는 파도 따라 함께 흔들리며/뜨거운 햇살 뜨거운 바다 위에서/떠나간 고래를 다시 기다리는 일은/그 긴 골목길 마지막 외등/그때 나는 얼마나 너를 열망했던가’ 정일근 시인의 시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의 일부입니다. 진해에서 나고 자란 시인에게 바다는 고래처럼 떠나버린 사랑, 사랑처럼 달아나버린 고래를 기다리는 막막한 고독의 공간입니다. 그렇다면 평생 바다를 곁에 두고 살아온 화가들에게 ‘바다’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요?

창원 문신미술관은 ‘바다’를 주제로 부산, 제주, 통영, 창원 등지에서 활동한 작고 및 원로작가 14명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내 고향 남쪽바다’라는 타이틀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오는 10월 21일까지 계속되는데요. 같은 바다를 각기 다르게 해석한 작품 40여 점을 ‘빛의 바다’, ‘삶의 바다’, ‘상상의 바다’, ‘관조의 바다’ 네 섹션으로 나누어 전시합니다.

‘빛의 바다’ 섹션에는 부산에서 활동했던 김종식과 우신출, 문신의 회화가 선을 보입니다. 그중 문신의 ‘아침바다’ 두 점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어둠을 뚫고 해가 서서히 떠오르는 마산 바다의 아슴푸레한 정경이 거칠고 힘 있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특히 1952년에 그려진 그림은 문신이 직접 제작해 끼운 목각액자 그대로 보존된 것이라고 합니다.

앞의 세 작가가 바다에서 ‘빛’을 보았다면 ‘삶’을 발견한 작가도 있습니다. 이림, 임호, 장리석, 변시지, 현재호, 최운이 그들인데요. 특히 임호와 장리석은 해녀를 집중해서 그린 작가입니다. 임호는 제주도를 오가며 관찰한 원초적이고 생동감이 넘치는 해녀의 모습을 그렸는데요. 가무잡잡한 피부와 탄탄한 몸매가 마치 고갱이 그린 타히티 섬의 여인들처럼 느껴집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장리석의 ‘해녀와 자화상’에는 화가와 6명의 해녀들의 자유분방한 모습을 담았습니다. 웃통을 훌훌 벗어버린 해녀, 바다로 입수하는 해녀, 그 가운데 멋쩍게 머리를 긁고 있는 화가 자신의 모습이 매우 익살스럽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거대한 자연의 힘에 순응하는 인간의 고독감을 그린 변시지의 그림도 마음을 울립니다. 제주바다를 배경으로 한 남자와 말 한 마리, 배 한 척, 나무 한 그루가 검은색과 황색으로 단순하게 처리된 작품 네 점이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됩니다. 마산 출신 최운은 고독했던 어린 시절 친구가 되어준 봉암갯벌의 게를 평생 동안 그린 화가입니다. 춤추듯 줄지어 걷는 게, 다정하게 마주보고 있는 게의 사실적 색감과 동선은 오랜시간에 걸친 세밀한 관찰을 토대로 한 표현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상상의 바다’ 섹션에는 전혁림, 김주석, 남정현의 그림이 선을 보입니다. 진해 출신 김주석은 바다 위에 솟아오른 괴암석 속에 관능적인 여성의 나체 토르소와 다양한 표정의 얼굴을 상상해 그려 넣었습니다. 마산 지역 미술학원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남회화연구소를 설립한 남정현은 정선과 안견의 산수화에 민화성을 더하고 형광색을 과감하게 적용한 대작 2점을 선보입니다. 마지막 ‘관조의 바다’ 섹션에는 바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김형근과 추연근의 그림이 전시됩니다.

 

경남신문 김유경 기자 bora@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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