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보
경남도가 예산 절감 등을 위해 문화 출자·출연기관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지역의 경우 오히려 문화콘텐츠·영상 등 문화산업 관련 예산 규모를 대폭 증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도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가 주장하는 예산 절감 효과는 인건비·사무실 임차·운영비·여비 및 업무추진비 등을 포함 5억 8000여만 원 정도다. 물론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다른 시·도의 예산 규모와 비교해보면, 문화산업에 대한 안목과 투자 의지 측면에서 한 마디로 초라한 수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경남도민일보〉가 입수한 (사)전국지역문화산업지원기관협의회의 올해 발간 자료에 따르면, 경남도의 문화산업 관련 예산은 다른 시·도에 비해 턱없이 낮은 규모다.
전국 14개 문화산업 기관 대부분이 경남 예산의 수십 배가 넘었고 직원 수도 최대 90여 명에 이르는 등 비교가 되지 않았다. 이들은 저마다 지역 실정에 맞는 문화 관련 신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는 것은 물론, 한국콘텐츠진흥원을 통해 국비를 대량 지원받아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었다.
먼저 올해 예산 규모를 살펴보면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이 약 211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강원정보문화진흥원(약 182억 원), 부산정보산업진흥원(약 178억 원), 경기콘텐츠진흥원(약 170억 원),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약 126억 원), 전남문화산업진흥원(32억 6400만 원), 충남문화산업진흥원(28억 3100만 원)이 이었다.
운영비 지원액도 경기콘텐츠진흥원 35억 원, 대전문화산업진흥원 16억 원, 인천정보산업진흥원 14억 원, 부산정보산업진흥원 13억 원, 전남문화산업진흥원 8억 3000만 원, 전주정보영상진흥원 6억 9000만 원, 충남문화산업진흥원 6억 5000만 원,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6억 원,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과 제주지식산업진흥원이 각각 3억 5000만 원에 달했다.
반면 현재 경남도의 통폐합 대상이 된 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은 올해 사업 예산이 전무한 가운데 운영비만 3억 3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역시 통폐합 대상인 경남영상위원회의 운영비가 3억 원임을 감안하면 도내 주요 문화산업 기관 두 곳의 운영비를 합해도 충남문화산업진흥원 하나에 못 미친다. 도가 문화산업 육성에 얼마나 소홀해왔는지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다.
특히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경기·강원·청주·전주·제주의 문화산업 관련 기관은 해당 지자체에서 자체 건물을 내줘 임대수익으로만 많게는 7억 원에서 적게는 8000만 원 정도 수입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도가 통폐합을 하면 사무실 임차 비용으로 6600만 원을 줄일 수 있다고 선전한 것이 얼마나 궁색한 이야기인지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내 최대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2'에 수많은 인파가 몰린 모습. /연합뉴스
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은 인력 면에서도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강원(90명·공무원 8명)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 경기(50명·공무원 2명)와 인천(50명), 광주(36명·공무원 4명), 부산(34명·공무원 2명), 대구(32명·공무원 1명), 청주(24명), 충남(20명), 대전(18명·공무원 2명), 전주(15명·공무원 1명) 순이었다.
이에 반해 경남은 제주와 함께 11명(공무원 4명)이 근무하고 있다. 부산·대구·경기·광주 등의 상대적으로 적은 공무원 숫자를 고려하면, 경남은 전문적 문화행정 인력보다 행정 인력이 더 비대하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내달 25일 개원을 앞둔 인근의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도 예산만 169억
원에 이르고, 인력은 원장 포함 28명으로 구성됐다.
이는 문화 산업을 둘러싼 경쟁이 전국적으로 한층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임을 암시한다.
상황이 이럴진대 경남도는 통폐합을 통해 문화산업 관련 인원을 4명(경남문화예술진흥원 내 콘텐츠사업부 인원 수)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것이다.
경남도가 문화산업을 홀대하고 무시하는 사이, 다른 시·도들은 풍부한 예산과 인력으로 저마다 독자적인 사업 아이템을 구축해 도시 브랜드와 경제적 부가가치를 한층 높이고 있다. 실례로 부산시는 벡스코(BEXCO)로 대변되는 전시컨벤션 산업과 동반 성장을 이끌 콘텐츠 마케팅으로, 지난 2011년과 2012년 국제게임전시회인 지스타(G-STAR)를 유치해 대성공을 거뒀다. 부산발전연구원은 지스타를 통해 △생산유발 효과 1024억 1300만 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466억 7700만 원 △취업유발 효과 1695명 △고용유발 효과 944명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대구시 또한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 클러스터지정특화사업으로 게임 및 모바일콘텐츠를 시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밖에 경기도는 스마트콘텐츠와 기능성 게임·첨단 공연 산업으로, 농산어촌이 많은 경남과 사정이 비슷한 충남 역시 농어촌문화콘텐츠진흥, 원 도심 문화융합, 지역자원 문화마케팅 등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