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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집에 갤러리가 있다? 미안갤러리의 실험
원 아크로타워 '미안갤러리' 가정집 같은 공간에 작품 전시…쉽고 편하게 예술 즐길 수 있어
주거형 공간이 갤러리로 변신했다.
지난 3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71-3 아크로타워 A동 1301호에 문을 연 '미안갤러리'다. '미안'은 '아름다울 미', '편안할 안'으로, '편안하게 예술을 즐기자'는 뜻으로 붙였다.
주거형 공간인 만큼 일반 갤러리와 차이가 있다. 입장 시 갤러리 관계자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갤러리 방문을 원하는 사람은 입구에서 '1301' 호수와 '호출' 버튼을 누르고 기다려야 한다. 갤러리 측과 통화를 하고 갤러리 측에서 입구 현관문을 열어줘야 방문객 입장이 가능하다. 그만큼 쉽게 드나들기에는 부담스러운 폐쇄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갤러리는 가정에서 그림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모습을 자연스레 보여준다. 주거형 공간이기에 싱크대가 있고, 방이 여러 칸인 형태로 돼 있다.
'미안 갤러리' 전시장 모습. |
보통 갤러리가 천장이 높고, 원통형으로 그림을 전시하기에 좋은 구조라면, 이곳은 가정집 그대로여서 가정에서 그림을 걸어두면 어떤 모습일지 쉽게 알 수 있다.
60평형대의 오피스텔 거실이 주 전시공간이고, 옆방으로 전시 작품이 이어서 걸려 있다. 가정 집기와 어우러진 그림이 어떤 모습일지 체감할 수 있게 했다.
개관 첫 전시로 김혜나(36) 작가의 '감각의 전이' 초대전을 준비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김 작가는 경남 지역에서의 첫 전시를 이곳에서 열고 있다.
작가는 매일 한 시간씩 뒷동산에 올라 산책하면서 바라본 자연의 모습과 느낌을 추상적으로 화폭에 담아냈다. 어릴 적 기억, 향기, 미묘한 변화 등을 그림 속에 녹여냈다. 초록의 푸릇푸릇한 색감이 전시 공간과 어우러져 신선한 느낌을 줬다.
김 작가는 "서울에서도 가정집을 갤러리로 이용하는 공간은 흔치 않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서 전시하는 갤러리는 못 봤다. 보통 상업갤러리에서 전시하면 구매자가 집에 걸어두는 기간이 있다. 집과 작품이 잘 어울리는지 확인하는 시간이다. 그런 중간 과정이 없어진 곳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미안 갤러리' 개관식에서 김혜나(맨 오른쪽)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우귀화 기자 |
'미안갤러리'는 지역 청년 작가인 최승준, 장두영 작가 2명이 기획자로 일한다. 예술이 일상에 녹아들 수 있는 공간으로 이곳을 구성할 계획이다.
정성규 '미안갤러리' 대표는 "17년간 기업 인수·합병(M&A) 일을 했다. 자연 예술이라는 관광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전초기지로 김해 진영, 울산 등에서도 커피숍 등 다양한 건물에 갤러리를 만들 생각이다. 쉽고, 가볍게 누구나 예술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일 갤러리 개관식에는 청년 작가, 미술학과 교수, 갤러리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해 갤러리를 둘러보고 '작가와의 대화' 등에 참여했다.
전시는 6월 10일까지. 문의 055-262-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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