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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금강미술관이 '판화로 보는 한국의 거장들'이라는 제목의 전시를 열고 있다. 신문마다 '판화로 만나는 한국의 거장들', '한국 미술거장 판화에 새긴 예술혼' 등의 제목으로 기사를 냈다. 미술관은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의 작품을 판화로 볼 수 있다고 홍보했다.
그런데 얼마 전 한 언론이 '판화로 둔갑한 고품질 인쇄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다시 전시를 들여다봤다. 전시를 관람한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기대가 높은 신생 미술관의 전시에 실망하게 됐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대중에게 인지도 높은 작품의 이미지를 알린다는 취지는 좋지만, 교육적 기능으로 복제물을 전시한다는 명확한 설명이 있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시품을 어떻게 규정해야 할까. 금강미술관 측이 판화를 구입했다고 밝힌 곳에 연락을 했더니, 자신들은 '판화인 아트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라고 했다. 취재를 하면서 금강미술관, 업체(아트숍) 측이 판화라는 개념을 다른 예술인, 특히 판화가들과 다르게 규정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작가의 작품을 원본과 같은 질감을 느낄 수 있게 판화의 형태로 찍은 전시품에 대해 미술관과 업체는 판화라고 주장했지만, 판화를 전문으로 하는 예술인들과 단체는 '디지털 복제 인쇄물'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작가가 판화의 형태로 만들려고 한 게 아닌데, 사후에 원화의 사진을 찍어서 판화의 형태로 인쇄한 것을 판화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남천우 한국현대판화가협회 부회장의 말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 그는 "복제 인쇄물을 판화라고 하면서 미술관과 아트숍이 가치상승을 노렸고, 그것을 보는 대중이 오리지널 판화와 인쇄물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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