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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민주주의와 노동운동을 위해 스러져간 열사들을 애도하고 추모하는 시집 두 권이 나왔다. 4·19혁명의 불씨가 된 김주열 열사와 노동자들의 열악한 실상을 고발한 전태일 열사가 바로 그들이다.
◇‘다시, 김주열’= (사)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가 1960년 마산 3·15의거 당시 눈에 최루탄이 박힌 모습으로 부두에 떠오른 학생 김주열의 이름과 정신을 다시 기억하게 하는 66편의 시를 실어 펴냈다. 이 사건으로 분노한 마산시민들이 화산처럼 봉기한 사건이 4·11민주항쟁이고, 이 불길이 전국으로 번져 발생한 사건이 4·19혁명이다.
다시, 김주열
‘그의 무덤은/서울 수유리 4·19묘지에 있고/마산 구암동 3·15묘지에도 있고/남원 옹정리 열사 묘지에도 있다//4·19묘지에는 국민의 아들이 누워 있고/3·15묘지에는 마산의 아들이 잠들어 있고/남원 열사묘지에는 남원의 아들이 묻혀 있지만/어디에도 그의 죽음 없다’ -(김영만 ‘다시 김주열’ 일부)
해설을 맡은 김륭 시인은 “김주열이란 이름은 과거지만 김주열을 담은 문학은 미래다. 미래의 독자, 나아가 이 나라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다시, 김주열’은 단순히 한 권의 시집이 아니라 민주화 운동이 화석화되지 않고 오늘날의 의미를 담아내는 것은 물론 ‘시대의 봄’이 되기를 바라는 기대와 염원이 담긴 미래역사의 공유지인 셈이다.”고 전했다.
◇‘시작은 전태일이다’= 창원지역에서 활동하는 ‘객토문학 동인’이 1970년 평화시장에서 노동자들이 처해 있는 열악한 환경을 개선, 고발하다 분신 사망한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오늘날 전태일 정신이 어디에 있는가를 함께 머리를 맞대 생산한 기획 시 20편과 동인들의 신작을 엮어 펴냈다.
시작은 전태일이다
‘누구도 헛되이 보낼 수 없는 시간/그래서 노동자의 휴일에는/피 냄새가 난다/사람답게 살기 위한 염원이/베어 있기 때문이다//오늘은 금요일 마음 놓고/공장 동료들과 막걸리 한잔해야겠다’ -(정은호 ‘시작은 전태일이다’ 일부)
이번 시집에선 비정규직 특히,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이 연차휴가도 연차수당도 없고 하루 8시간 넘게 일해도 가산 수당도 받지 못하고, 심지어 생리휴가도 청구할 수 없는 노동 현실과 어르신들의 존엄한 삶의 보호를 위해 노동의 권리마저 빼앗긴 요양보호사의 현실, 휴일이라는 단어를 인지할 수도 없는 자영업자의 고통, 정년퇴직으로 인해 퇴출당한 노동자의 삶 등을 그리고 있다.
김종민 기자 jm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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