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전시소식
한 땀 한 땀, 인생 조각을 엮다
김수덕 작가, 22일까지 워킹갤러리서 퀼트 전시
“퀼트는 도안마다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이야기를 꿰매듯, 천을 엮는 과정 자체가 정성이지요. 연결성 없는 조각들이 하나의 이미지로 완성될 때 가장 뿌듯합니다.”
김수덕 작가가 워킹갤러리(창원시 마산합포구 남성로 118)에서 ‘삶을 누비다’ 주제로 첫 퀼트 전시를 열고 있다. 김 작가는 우연히 월간잡지에서 본 퀼트의 매력에 빠진 후, 30년째 창동예술촌에서 손바느질을 고수하고 있다. 영화 ‘연평해전(2015)’에서 퀼트를 소품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김수덕 作
김수덕 作
김수덕 작가가 퀄트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주재옥 기자/워킹갤러리 신인애 대표는 “이번 전시 취지가 ‘집’ 주거공간이다. 바느질하는 모습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숙한 여인의 모습을 상징한다. 수를 놓거나 침선을 다루는 행위는 여성문화의 일부를 장식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퀼트는 바늘 하나로 주부가 갖고 있는 정신 세계를 미적으로 형상화한 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전했다.
퀼트는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못 쓰는 천 조각을 이어 붙여 만든 게 시초다. 이후 19세기 제인이라는 여성에 의해 퀼트가 일상에 자리 잡았다. 수학 교사 브렌다가 이 퀄트 문양을 도안으로 완성하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전시 기간 국내 작가의 작품을 모티프로 한 퀼트도 감상할 수 있다. 박수근 작가의 ‘아이를 업은 소녀’부터 청각장애인 구경선 작가의 토끼 ‘베니’까지 무궁무진하다. 12간지 동물을 비롯한 동화 속 주인공 빨간머리 앤과 피노키오도 만나볼 수 있다.
김수덕 作
김수덕 作김 작가는 “그림책 〈그래도 괜찮은 하루〉로 유명한 청각장애인 작가가 있다. 이 작가의 그림을 퀼트로 제작하고 싶어 직접 연락해 캐릭터를 사용해도 되냐고 물어봤다. 여기 컨츄리 인형도 모두 서양에서 왔지만, 동양적으로 변형시켰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갑돌이 갑순이도 닥종이 인형에서 차용해왔다”면서 “퀼트의 매력은 퍼즐처럼 조각조각 맞추는 재미다. 같은 천이라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색상과 모양이 나온다. 품이 많이 들어가는 퀼트는 10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 제게 퀼트는 일상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LH 아트프렌즈 사업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경남메세나협회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 후원으로 진행된다. 전시는 22일까지.
김수덕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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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덕 작가가 퀄트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주재옥 기자/글·사진=주재옥 기자 jjo5480@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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