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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인하 33회 개인전 ,우연인 듯 아닌 색 사이의 경계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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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0
조회수
240
내용
문화 기웃대기 - 김인하 33회 개인전
우연인 듯 아닌 색 사이의 경계
6일까지 창원 성산아트홀 전시
이전과 다른 자연스런 붓 흐름
"은폐·개방 기민한 구조"평가

창원 성산아트홀 초대 관장을 지낸 김인하 작가가 성산아트홀 1, 2전시실에서 '간극'이라는 주제로 33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김 작가는 성산아트홀뿐만 아니라 거제문화예술회관과 마산 3.15아트센터에서도 초대 관장을 지냈다. 거기에 경남도립미술관 관장까지. 그야말로 예술계 수장을 오랫동안 지내온 인사다.

개인전을 시작하는 지난 1일, 전시실에서 만난 그의 모습에선 예전에 그런 주요 직책을 맡아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온 인물이라고 상상도 되지 않을 만큼 수수한 예술가의 모습이었다. 인사를 하니 그는 관장을 지냈지만 이곳에서 개인전을 여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의 작품 앞에 서서 한참 뜸을 들였다. 지금까지 추상을 보면서 느꼈던 것과는 결이 다른 작품이었기 때문인데, 무엇을 나타내려고 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가 옆에 다가와 나란히 섰다.

▲ 성산아트홀 초대 관장과 경남도립미술관 관장 등을 지낸 김인하 작가가 6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사진은 김인하 작 '간극'. /정현수 기자
▲ 성산아트홀 초대 관장과 경남도립미술관 관장 등을 지낸 김인하 작가가 6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사진은 김인하 작 '간극'. /정현수 기자

"작품을 오랫동안 하다 보면 자연스레 그려지는 게 있어요. 처음 의도를 가지고 시작하면 나중에는 정신과 손과 붓이 하나가 되어 그림을 형성해 나가지요. 점과 선과 면이 하나하나 만들어지면서 균형을 잡아가고 조형성이 이루어지면서 우연의 효과도 나타나지요."

그제야 작품이 눈에,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함께 그림을 감상하던 김재호(11월 30일 '작가와 작품산책'에 소개된) 작가가 스승의 그림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을 덧붙여준다.

"이 부분에 노란색이 진하게 있고 위쪽에 연하게 있는 것은 전체 구성에서 안정감을 갖추기 위한 거고요, 물감을 흘리고 배경색으로 다시 흐리게 만든 것은 조형성을 위한 것이죠. 검은색 큰 면에서 휘감아 올리는 붓질은 빠른 속도감을 보여주는데, 이는 선생님이 캔버스 위에서 얼마나 자유로움을 펼쳤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서야 붓질의 방향과 꺾임이 눈에 들어오고 색과 색 사이의 경계가 보인다. 모든 게 우연인 것 같지만 우연인 게 없는 붓의 흔적이다.

▲ 성산아트홀 초대 관장과 경남도립미술관 관장 등을 지낸 김인하 작가가 6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사진은 김인하 작 '간극'. /정현수 기자
▲ 성산아트홀 초대 관장과 경남도립미술관 관장 등을 지낸 김인하 작가가 6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사진은 김인하 작 '간극'. /정현수 기자

강선학 미술평론가는 김인하 작가 작품에 대해 한마디로 '몸의 언어로서 폐쇄와 개방의 층위'라고 표현했다.

"원을 제외하고는 어느 것 하나 선을 이어 면으로 완성되는 것이 없다. 어느 선 하나 그냥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로 가 닿으려는, 어딘가로 가서 선이 맞닿아 만드는 도형을 향하는 힘들의 형상들이다. 그런데 사각도 삼각도, 마름모도 가능할 것 같은데 화면 어느 구석에서도 완성된 도형이 목격되지 않는다. 은폐와 개방의 기민한 구조만 보여준다."

2전시실에는 과거 작품들이 몇몇 걸려 있다. 올해 작업한 것과 비교하니 어느 정도 변화가 느껴진다. 거칠고 딱딱한 검은색이 주된 작품과 검은 선이 조형을 이룬 작품들은 예전 몇몇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보았음직한 것들이었다. 그것에 비하면 이번 작품은 여러 색의 면이 자연스레 겹치면서 관계를 맺고 둥글둥글한 붓의 흐름이 나름대로 경계를 지어 간극을 보여주고 있다.

추상 작품은 전체 조형성을 느껴보고, 가까이 다가가서 붓의 흐름을 따라가 보고 어디서 힘을 주었는지 어디에서 힘을 뺐는지, 그림 속에서 작가의 기운을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전시는 6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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