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전시소식
미술담당 기자는 작가와 작품을 독자에게 '쉽게' 전달해야 한다. 하지만 때론 기자도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 있다. 장르를 꼽자면 추상화. 작가를 꼽자면 거두절미하고 "작품에서 뭐 안 느껴져예?"라고 말하는 사람.
박두리 작가의 작품은 추상화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여러 생각을 해볼 여지를 준다.
누군가는 작가에게 이렇게 물을 수도 있다. "뭘 그린 거예요?"
작가는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사실을 그릴 때도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기도 한다. 후자일 때는 관람객 자신의 눈으로 작품을 보려고 해야 한다. 우선 박 작가의 의도는 이렇다. "바람, 숲, 대지 혹은 공기의 움직임에 관한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드러나지 않는 세계에 천착한다."
근데 왜 하필? "비가시적인 세계의 알 수 없는 무엇을 엿봄으로써 제 각각의 위치에서 살아가는 작은 몸짓들이 휴식의 공간을 마련하고 이러한 세계에서 조그만 위로를 얻기 바라기 때문이다."
초록색이 주는 싱그러움과 생동감이 눈에 띈다. 무수한 색이 중첩되면서 화폭 위로 숲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초록색 하면 으레 나무, 숲, 잔디라고 머릿속에 각인돼 있기 때문일까?
색의 이미지가 강해 관람객이 파고들어갈 구멍이 적다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읽을 때마다 책의 감동이 다르듯 볼 때마다 감회가 다르다. 가슴속에 있던 비밀스런 이야기들을 끄집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추상화인 박두리 작가의 작품을 보고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구체적인 설명은 할 수 없다. 조언은 해줄 수 있다. 작가의 의도가 어떻든 그건 부가적인 것이니 관람객 자신의 눈을 믿으라는 것.
11월 8일까지. 창원상공회의소 1층 챔버갤러리. 문의 055-210-3030.
경남도민일보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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