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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 정종효 팀장의 ‘아트바젤 홍콩 아트페어’ 참관기

작성자
박이랑
작성일
2015.03.20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085
내용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 정종효 팀장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열린 아트 바젤 홍콩(Art Basel HK) 아트페어를 다녀왔다.

아트 바젤 홍콩 아트페어는 세계 아트페어를 주도하고 있는 ‘Art Basel’이 ‘아트 홍콩’을 인수해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로 성장시킨 거대 미술시장이다. 정 팀장은 아시아 미술시장의 흐름과 작품의 트렌드를 읽기 위해 이번 아트페어를 참관했다. 그의 얘기를 통해 아시아 미술시장의 현재를 살펴본다.

행사기간 수천점 거래 '아시아 미술시장 허브'


명품 쇼핑천국으로 불리던 홍콩이 미술품 쇼핑의 천국으로 변모하고 있다.

세계미술시장이 아트페어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3년 전부터 ‘세계 최고 아트페어’를 공언하고 출발한 ‘아트 바젤 홍콩 아트페어’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펼쳐졌다. 약 300억원에 달하는 피카소 작품에서 수백만원대의 이머징 작가에 이르기까지 행사 기간 동안 수천 점의 작품이 거래됐다.

중국, 인도, 한국, 동남아의 컬렉터들이 작품을 구입했고, 한국에서도 아트투어의 일원으로, 또 개인적으로 참여한 컬렉터들이 몰려 들었다.

아트 바젤 홍콩이 처음부터 활기를 띤 것은 아니다. 세계 미술경기가 한창 무르익을 시점인 지난 2007년 5월, 홍콩에도 아트페어가 생겼다는 정보를 듣고 긴장된 마음으로 관람한 아트 홍콩(Art HK)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갤러리와 작품들이 대부분이고 프로그램도 썩 매력적이지 못했던 중형 정도의 행사였다. 주최자도 경험이 많지 않아 행사 운영이 매끄럽지 못했고, 좋은 컬렉터도 많이 확보하지 못해 작품 판매도 썩 좋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아시아 최고로 평가받던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의 디렉터를 맡고 있던 나로서는 ‘아트 홍콩’이 경쟁대상이 될 수 있었기에 매년 방문해 비교를 해왔다.

초기 몇 년간 ‘아트 홍콩’이 KIAF의 경쟁대상이 될 수 없을 것이라는 나의 판단은 시간이 지날수록 달라졌다. KIAF는 금융거래의 제한으로 해외작품거래의 한계성과 작품에 대한 양도차익과세 등 미술품 거래의 환경 악화로 점점 거래가 줄고, 규모도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었다.

이와는 반대로 점점 규모와 질에서 급성장하던 ‘아트 홍콩’은 아시아의 아트페어를 주도하기에 이르렀고, 3년 전 세계 최고의 Art Basel (아트바젤)이 ‘아트 홍콩’ 지분을 60% 이상 사들이면서 인수했다. 아트 바젤의 ‘아트 홍콩’ 인수는 아시아 미술시장의 거점 확보를 위한 전략이었다.

 

아트 바젤은 스위스 바젤에서 45년의 아트페어 역사를 이어오면서, 유럽시장을 점령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미주를 타깃으로 잡아 Art Basel Miami Beach(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를 런칭해 세계 3대 아트페어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아시아 미술시장 거점 확보를 노렸던 아트 바젤은 한때 서울을 후보로 고려했지만 결국 홍콩을 선택했다. 미술시장의 인프라가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홍콩이 아시아 미술시장의 허브로 가능한 이유는 자유로운 금융거래로 작품거래도 무한정 할 수 있다는 장점,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인도, 동남아에 있는 아시아 대형 컬렉터들의 접근성의 용이, 미술에 대한 높은 의식수준이 홍콩 내부에서도 미술을 향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Art Basel HK(아트 바젤 홍콩)’으로 3년이 지난 올해는 완전한 아트 바젤의 DNA가 느껴졌다. VIP에 대한 관리와 예우 그리고 프로그램도 완벽했다. 세계 최고의 작가를 보유한 세계 최고의 갤러리가 총 출동해 작품의 수준도 최고였다. 행사장 주위에는 다른 소형 아트페어들도 생겨나 중저가의 젊은 작가 작품의 거래도 활발했다.

홍콩의 중심지인 센터럴과 침사추이에 아시아의 각국에서 모여든 관광객들, 적어도 ‘아트 바젤 홍콩’ 행사기간 중 첫 목적은 미술을 보고 쇼핑하는 것이다.

제대로 된 아트페어 하나가 홍콩 전체를 미술로 재기시키고 있다. 몇 년의 정책과 수천억원의 예산을 수반한 정책으로도 불가능한 문화예술의 허브를 구축한 것이다. 문화융성국가를 위해 힘든 오르막길을 오르고 있는 한국은 부러운 축제를 구경만 하고 있는 모양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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