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전시소식
타일,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하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10주년 '포스트 타일'전 열어…9명 세라믹 활용 작품 선보여
"와~ 이것도 타일인가요?"
작가들이 건축 자재가 아닌 예술 작품으로서의 새로운 타일을 만들어냈다. 관람객이 전시장 바닥에 깔린 세라믹으로 만든 타일을 밟고 섰다. 미술관 건물의 작은 창 30여 개는 알록달록한 타일로 가득 찼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올해 2번째 돔하우스 전시로 '포스트 타일(Post-Tile·타일 이후의 타일)'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박한나 학예사는 "예술적 영감의 원천, 동시대 미술의 산실로서 타일을 바라보고, 타일에 내재한 다양한 속성이 오늘날 예술가에 의해 어떻게 구현되고 창조되며 미술의 지평을 확장시키고 있는지를 소개하고자 했다"고 전시를 설명했다.
박한나(오른쪽) 학예사가 네이튼 크레이븐 작가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우귀화 기자 |
50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타일이 영역 간의 융합, 다양성, 전통과 현대의 공존, 복제성 등을 가지는 포스트모더니즘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고, 현대 작가들이 이러한 타일의 매체 특징을 활용해 '타일 이후의 새로운 예술적 경향'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 미국, 이란 등 3개국 작가 9명이 참여했다. 세라믹을 주재료로 회화 작품을 선보이기도 하고, 주제의식이 뚜렷한 입체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돔하우스 중앙홀 바닥, 창, 통로 쪽에 작품을 설치한 네이튼 크레이븐(Nathan Craven·40·미국) 작가는 다양한 색감을 띤 조그마한 세라믹 조각들을 조합해 바닥과 벽체를 꾸몄다. 바닥에 2500개, 벽 쪽 29개, 창 박스에 조각 5000개, 통로 쪽에 조각 7000개로 작품을 완성했다. 중앙홀 바닥에 설치한 작품에는 신발을 벗고 올라서서 세라믹 타일을 체험해볼 수 있게 했다.
갤러리 1에서는 모하메드 도미리(Mohammad Reza Domiri Ganji·26·이란), 김혜경(42) 작가가 타일의 전통을 재해석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모하메드 도미리 작가는 6년간 찍은 이란의 모스크 등 건축물 사진을 타일 위에 프린트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김혜경 작가는 바닥에 '한국의 타일'이라고 할 수 있는 기와를 두고 그 위에 스크린으로 기와 문양 등의 동양적 패턴을 볼 수 있게 작업했다.
수잔 베이너 작가의 'Hive'. |
갤러리 2에는 몰리 해치(Molly Hatch·38·미국) 작가와 수잔 베이너(Susan Beiner·54·미국) 작가가 타일을 통해 새 가치를 발견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작품을 펼쳐놓았다.
몰리 해치 작가는 회화 작품에 있는 패턴 등을 도자기 접시에 표현해 친근한 이미지를 재창조하는 작품을 설치했다. 수잔 베이너 작가는 현대사회의 복제, 유전자 변형, 생태계 파괴 등을 비판하고자 세라믹으로 기괴한 이미지의 입체 식물을 만들었다.
김희영(30) 작가는 일회용품으로 만든 타일 작품으로 소비문화를 비판하고, 이은주(39) 작가는 빛, 소리, 움직임으로 타일을 새롭게 활용하는 작품을 내놨다.
이경민(33) 작가는 한번 부착하면 떼어내기 어려운 타일이 아니라 회전할 수 있는 움직이는 타일을 나타내 고정관념을 깼다. 박성욱(44) 작가는 작은 도자 편에 유약을 입히거나 입히지 않아서 은은한 색감으로 달과 탑 등의 모양으로 시간의 기억을 도판에 펼쳐놓았다.
전시는 12월 25일까지. 문의 055-340-7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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