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전시소식
창원 성산아트홀서… 도내 미술협회 임원들, 첫 합동 개인전
액션페인팅·대형 설치조각 등 선보여
흔히 ‘감투를 쓰면 사람이 변한다’고 말한다. 감투가 가진 위력이나 무게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직위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권력에 취하거나 혹은 직위의 적잖은 무게에 눌려 자신의 본래 모습을 잊어버리는 경우도 흔하다.
천원식 作
22일 창원 성산아트홀 전시실 전관에서 개막한 ‘육각수(六各手)’전은 ‘감투 쓴 미술가들’이 주인공이다. 천원식 창원미협회장, 정희정 창원미협 사무국장, 우순근 경남전업미술가협회 사무국장, 김재호 창원미협 부회장, 이병호 경남미협 사무국장, 임덕현 경남전업미술가협회장이 각각 1~6전시실에서 개인전을 연다. 도내 미술협회 임원들이 최초로 여는 합동 개인전이다.
우순근 作
전시를 기획한 천원식 회장은 “협회 일을 맡으면서 각종 서류작업이나 행사 챙기기에 바쁘다 보니 작가로서의 본업이 점점 뒤로 밀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각자 직을 맡고 있지만 우리의 본분은 결국 작가라는 것을 되새기고 또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재호 作
감투에 밀린 자신의 본모습을 찾고 예술가로서 나태해지지는 않았는지 점검하기 위한 자리인 셈이다. 전시 타이틀인 육각수 뒤에는 ‘일하는 예술가’라는 부제가 붙었다. 부지런한, 쉬지 않는 6개의 손이란 뜻이다.
작가로서 본분을 되새기는 자리인 만큼 6명의 작가 모두 올해 작업한 신작들로 개인전을 꾸렸다. 다 중견작가들이지만 대작(大作) 같은 도전이나 새로운 실험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병호 作
천원식 작가는 전시장 한쪽 면을 가로 3m, 세로 2m에 이르는 대형 스테인리스스틸 조각으로 채웠다. 야외에 전시되는 공공미술 형태가 아닌 실내 전시에서는 보기 드문 규모다. 우순근 작가는 드로잉적 기법으로 완성한 새로운 화풍을 선보였다. 수개월간 틈틈이 완성했다는 가로 13m, 폭 1.5m에 이르는 대작도 눈에 띈다.
임덕현 作
6개 중 가장 큰 4전시실에서 전시 중인 김재호 작가는 ‘소리’를 주제로 한 액션페인팅으로 시선을 잡는다. 첫 개인전을 여는 이병호 작가는 기존에 흙으로 하던 소조 작업에서 벗어나 혀와 말을 테마로 한 대형 설치조각을 선보이는 과감한 도전을 했다. 임덕현 작가는 6명 중 유일하게 올해만 2번의 개인전을 열지만 모든 작품을 지난 5월 전시했던 작품이 아닌 새로운 작품으로 구성했다. 정희정 작가는 여인을 소재로 한 다양한 수채화 연작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정희정 作
6명의 작가는 모두 “협회 일을 하면서 낮밤 가리지 않고 시간을 쪼개 작업했다”고 말했다. 전시장을 채운 작품들에서는 작가로서의 고민, 시간과 싸운 흔적이 곳곳에 묻어난다. 도내 미술협회를 대표하는, 직격(職格)에 부끄럽지 않을 만한 전시다. 27일까지. 문의 ☏ 010-3841-4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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