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전시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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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제품이든 품질이 뛰어나도 많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야 잘 팔린다. 오늘날 제품개발과 함께 마케팅 능력이 중요시되는 이유다.
미술 작품도 마찬가지다. 지역에서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내도 시장이 큰 서울에서 알릴 기회가 없다면 상대적으로 작품 판매가 어려울 것이다. 전업작가들의 경우 작품 판매가 생계와 직접 관련을 맺고 있어 이들에게 작품 판매는 곧 복지라고도 할 수 있다. 판매가 아니더라도 지역 작가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전국에 알리기 위해선 서울에서 전시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지역 미술인들이 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어도 그동안 서울 전시회는 쉽지 않았다. 갤러리의 비싼 대관료 때문이었다. 그동안 지역 미술작가들 중 서울 전시를 가진 사람은 서울의 갤러리에서 초청을 받거나 적지 않은 대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제 지역 미술작가들도 서울 전시를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미술협회 등 지역미술인들의 숙원을 경남도에서 수용한 결과, 서울 인사동에 경남갤러리가 상반기 중에 오픈하기 때문이다.
이미 부산, 전북, 경북, 광주·전남은 서울 인사동에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어 경남은 시도 중 5번째인 셈이다.
경남갤러리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문화의 거리 중심가 대형 갤러리 건물 인사아트센터 5층에 들어선다. 규모는 260㎡ 정도이다. 근무 인원은 큐레이터 1명이다. 운영 방법은 성수기 지역작가 전시장 대관, 비수기 기획전 개최로 이뤄진다. 대관료는 7일 기준으로 지역작가의 경우 150만원이다. 이는 지역 작가들이 서울 갤러리에서 같은 기간 대관료가 6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아주 저렴해 많은 이용이 기대된다.
갤러리 운영을 맡은 한국미협 경남도지회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3월 중엔 개관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실시한 수요조사를 통해 경남미협 회원(2027명)의 90% 이상이 대관 의향을 밝힌 바 있어 대관 운영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오히려 대관 수요가 많이 몰릴 경우 경남미협 집행부의 입김에 따라 대관 시기 등이 좌지우지되는 등 운영에 잡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갤러리 운영의 관건은 기획전이다. 경남의 미술을 전국에 알릴 수 있도록 유망작가전이나 지역출신 거장 작고전 등 다양하고 신선한 기획을 통해 경남갤러리의 존재 이유를 보여줘야 한다.
운영과 관련해 수입이 적은 젊은 작가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해 보인다. 이들에게 경남갤러리가 생기더라도 대관료 외에 서울까지 작품 운송비, 교통비와 체류비까지 하면 여전히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경남도도 민간협업 강화와 프로그램 개발 등을 위해 이달 중 ‘인사동 갤러리 운영 협업자문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계획이어서 이런 점들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지역 미술인들도 그동안 작품 판매 저조 등을 큰 시장에서 전시기회 부족 등을 문제 삼았다면 이제는 작품의 질적 승부를 통해 자신들의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그동안 지역 미술인들에게 꿈처럼 보였던 경남갤러리가 이제 현실화됐다. 경남갤러리가 경남미술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경남도와 경남미협의 적극적인 노력을 기대해본다.
이명용(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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