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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키우는 역사논술] (19) 역사로 본 권력 교체의 명암
공신세력 초월한 리더십이 변화와 혁신 이끈다
-경남신문-
지난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경남은 선거 혁명을 일궈냈다. 오랫동안 이어진 특정 세력의 경남 독점을 막아내고, 새로운 인물과 비전을 선택했다. 진보 성향의 무소속 도지사가 당선된 ‘경남의 선택’은 많은 이들에게 회자가 되고 있다.
그러나 경남이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다. 더 도약하는 경남이 되기 위해서는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들이 있다. 바로 친위 공신 세력들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다.
고대에서부터 권력 교체를 한 군주는 두 가지 길을 가게 된다. 권력 기반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친위 공신 세력들을 끼고 가거나, 혹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친위 공신 세력들을 축출하고 나라의 틀을 굳건히 하는 일이다.
보통 전자의 길을 간 군주는 훗날 친위 공신 세력들의 비대해진 전횡을 막지 못하고, 새 정권의 기틀을 세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후자의 길을 가는 경우에는 대개 나라의 기반을 튼튼하게 일구는 명군이나 성군의 칭호를 듣는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잔혹한 임금이라는 평을 듣기도 한다.
보통 권력 교체를 하기 위해 친위 공신 세력들은 엄청난 노력과 헌신을 주군에게 베푼다. 대개 그 주군은 권력과는 가깝지 않거나, 비주류 인물이었다.
주군은 친위 공신 세력들의 헌신적인 보살핌 아래에서 절차탁마하여 결국 권력 교체의 기회를 잡는다.
이 과정에서 대개 친위 공신 세력들은 경제적으로 궁핍해지고, 귀양을 가거나, 낮은 지위나 한직에 머무르는 등 온갖 어려움을 다 겪게 된다. 그들의 땀과 눈물을 아는 군주는 그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내리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이는 곧 실패한 정권으로 이어진다. 당장 우리 역사에서 고려의 왕건, 조선의 태조, 세조, 중종, 인조 등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이들은 친위 공신 세력의 도움으로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중용하였다.
그러나 친위 공신 세력은 스스로 세력다툼을 하거나, 강력한 권세를 영구적으로 구축하는 권문귀족이 되어간다. 결국 변화와 개혁은 멀어지고, 갈등과 분란의 소지만 남게 된다.
물론 이들 임금에게도 변명의 여지는 있다. 권력 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려 왕건이 죽은 직후에 일어난 수많은 반란과 왕위 다툼, 조선 태조가 공신 세력과 왕자들을 정리하지 못해 두 차례의 왕자의 난이 일어났고, 세조 임금이 친위 세력을 청산하지 못하자 그들은 스스로 훈구파가 되어 사림파와 근 반세기가 넘는 ‘피의 갈등’을 계속했다.
반정으로 권력을 잡은 중종 임금과 인조 임금은 왕권이 쇠락하여 후대 임금이 독살당하고, 외척들에게 휘둘리는 결과를 남겼다.
이 참담한 역사 앞에서 ‘권력 기반이 약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은 참으로 옹색해 보인다.
반면 고려 광종, 조선 태종 등은 달랐다. 그들은 친위 공신 세력들이 어떻게 정권을 농락하고, 변화와 개혁을 가로막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이들 임금은 왕권이 안정되자, 즉시 친위 공신 세력들을 축출하기 시작했다. 비록 인간적으로는 못할 짓이었지만, 총체적으로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는 현명한 판단이었다. 결국 역사 속에 빛나는 이름은 바로 그들의 이름이었다.
경남의 정권 교체를 이룬 김두관 도지사 당선자의 모습과 옛 임금들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김 당선자는 변화를 외치며 그 자리에 올랐다.
진정 경남의 변화와 혁신을 일구기 위해서는 보은과 특혜가 아니라, 공신 세력을 초월한 청산을 통해 새로운 인물들을 발굴하고, 새 인물들의 역량을 토대로 강력한 혁신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경남 도민들의 뜻이었고, 그것을 거스를 경우에는 역사는 어떤 대답을 하는지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당장 권력적 기반이 약하다고 하여 그들에게 기대서는 안 될 것이다.
과거와는 달리 지방자치제가 발전하면서 도지사의 법적·행정적 권한은 이미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다.
도지사는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 힘이 없다고 왜소하게 생각해 친위 공신 세력들에게 기댈 경우, 준엄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어제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듯이.
임종금(‘뿌리깊은 역사논술’ 저자)
공신세력 초월한 리더십이 변화와 혁신 이끈다
-경남신문-
지난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경남은 선거 혁명을 일궈냈다. 오랫동안 이어진 특정 세력의 경남 독점을 막아내고, 새로운 인물과 비전을 선택했다. 진보 성향의 무소속 도지사가 당선된 ‘경남의 선택’은 많은 이들에게 회자가 되고 있다.
그러나 경남이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다. 더 도약하는 경남이 되기 위해서는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들이 있다. 바로 친위 공신 세력들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다.
고대에서부터 권력 교체를 한 군주는 두 가지 길을 가게 된다. 권력 기반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친위 공신 세력들을 끼고 가거나, 혹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친위 공신 세력들을 축출하고 나라의 틀을 굳건히 하는 일이다.
보통 전자의 길을 간 군주는 훗날 친위 공신 세력들의 비대해진 전횡을 막지 못하고, 새 정권의 기틀을 세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후자의 길을 가는 경우에는 대개 나라의 기반을 튼튼하게 일구는 명군이나 성군의 칭호를 듣는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잔혹한 임금이라는 평을 듣기도 한다.
보통 권력 교체를 하기 위해 친위 공신 세력들은 엄청난 노력과 헌신을 주군에게 베푼다. 대개 그 주군은 권력과는 가깝지 않거나, 비주류 인물이었다.
주군은 친위 공신 세력들의 헌신적인 보살핌 아래에서 절차탁마하여 결국 권력 교체의 기회를 잡는다.
이 과정에서 대개 친위 공신 세력들은 경제적으로 궁핍해지고, 귀양을 가거나, 낮은 지위나 한직에 머무르는 등 온갖 어려움을 다 겪게 된다. 그들의 땀과 눈물을 아는 군주는 그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내리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이는 곧 실패한 정권으로 이어진다. 당장 우리 역사에서 고려의 왕건, 조선의 태조, 세조, 중종, 인조 등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이들은 친위 공신 세력의 도움으로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중용하였다.
그러나 친위 공신 세력은 스스로 세력다툼을 하거나, 강력한 권세를 영구적으로 구축하는 권문귀족이 되어간다. 결국 변화와 개혁은 멀어지고, 갈등과 분란의 소지만 남게 된다.
물론 이들 임금에게도 변명의 여지는 있다. 권력 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려 왕건이 죽은 직후에 일어난 수많은 반란과 왕위 다툼, 조선 태조가 공신 세력과 왕자들을 정리하지 못해 두 차례의 왕자의 난이 일어났고, 세조 임금이 친위 세력을 청산하지 못하자 그들은 스스로 훈구파가 되어 사림파와 근 반세기가 넘는 ‘피의 갈등’을 계속했다.
반정으로 권력을 잡은 중종 임금과 인조 임금은 왕권이 쇠락하여 후대 임금이 독살당하고, 외척들에게 휘둘리는 결과를 남겼다.
이 참담한 역사 앞에서 ‘권력 기반이 약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은 참으로 옹색해 보인다.
반면 고려 광종, 조선 태종 등은 달랐다. 그들은 친위 공신 세력들이 어떻게 정권을 농락하고, 변화와 개혁을 가로막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이들 임금은 왕권이 안정되자, 즉시 친위 공신 세력들을 축출하기 시작했다. 비록 인간적으로는 못할 짓이었지만, 총체적으로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는 현명한 판단이었다. 결국 역사 속에 빛나는 이름은 바로 그들의 이름이었다.
경남의 정권 교체를 이룬 김두관 도지사 당선자의 모습과 옛 임금들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김 당선자는 변화를 외치며 그 자리에 올랐다.
진정 경남의 변화와 혁신을 일구기 위해서는 보은과 특혜가 아니라, 공신 세력을 초월한 청산을 통해 새로운 인물들을 발굴하고, 새 인물들의 역량을 토대로 강력한 혁신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경남 도민들의 뜻이었고, 그것을 거스를 경우에는 역사는 어떤 대답을 하는지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당장 권력적 기반이 약하다고 하여 그들에게 기대서는 안 될 것이다.
과거와는 달리 지방자치제가 발전하면서 도지사의 법적·행정적 권한은 이미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다.
도지사는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 힘이 없다고 왜소하게 생각해 친위 공신 세력들에게 기댈 경우, 준엄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어제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듯이.
임종금(‘뿌리깊은 역사논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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