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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가 사라진다] 대학졸업 2년 지나도 일자리(1년 계약 비정규직 포함) 얻은 사람은 10명 중 6명뿐
-조선일보-
[3] 취업·창업의 사다리도 망가졌다
표본 2만6544명 추적하니… 4년 지나도 69%만 일해
2595업체 7년 분석하니… 열 중 일곱 기업 문닫아
열심히 노력해 좋은 기업에 취직한 뒤 20~30년을 다니다가 은퇴 후 '2막 인생'을 준비한다는 것은 1990년대까지 '성장 세대'들에게 유효했던 생애 주기(週期)였다. 여기에 맞춰 우리 사회의 교육·취업·주택의 사다리와 각종 복지제도가 구축됐고 작동했다.
하지만 2010년, 과거의 생애 주기는 급속히 무너져 내렸다. 대학을 마쳐도 제대로 된 일자리 한번 가져보지 못한 채 주저앉아버리는 '출발조차 못하는 청년'들이 속출하고, 취업·일자리를 통한 '계층 이동 사다리'가 제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취재팀이 한국고용정보원에 의뢰, 전국 342개 대학의 2005년 2월 졸업생(2004년 8월 졸업생 포함) 50여만명 중 2만6544명을 표본 추출해 졸업 후 4년(2008년)까지의 사회진출 경로를 추적했다. 그 결과 졸업 후 2년이 지나도록 '최소한의 일자리'로 부를 수 있는 상용직(1년 계약 이상 일자리)을 구한 경우는 열 명 중 여섯 명(64%)에 불과했다. 1~2년 단위로 계약하는 비정규직이 다수 포함된 수치가 이 정도였다.
졸업 후 4년이 지났을 때도 비정규직을 포함한 1년 계약 이상의 '최소한의 일자리'를 구한 것은 열 명 중 일곱 명(69%)에 불과했다. 숫자로 따져보면 졸업 후 2년이 지나도록 대졸자 12만명이 '백수'로 남아 있고, 4년이 지나고서도 10만명이 '백수' 신세를 면치 못한 것이다.
취업 사다리의 붕괴에 대해 고용정보원 주무현 박사는 "신분 상승의 가교(架橋)는 줄어들고 신분 고착, 신분 추락을 가져오는 함정과 덫들만 늘고 있는 것은 선진국 문턱에 있는 나라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단순히 경제 성장만 한다거나 고용 등 단편적인 정책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교육 등을 망라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취업 사다리만 무너진 게 아니란 점이다. 취직이 어렵다면 또 다른 대안이 돼야 할 '창업의 계층 상승 사다리' 역시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중소기업연구원 송치승 박사팀의 도움을 받아 한국신용평가정보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2002년부터 2008년 사이 창업한 기업 2595개의 기록을 분석했더니 창업 후 7년을 버티고 살아남은 기업은 28%에 불과했다. 열 개 중 일곱 개 기업이 7년 안에 문을 닫는 셈이다.
더욱이 창업 3년이 지나면서 폐업률이 급격히 늘고 있었다. 기업의 주기를 놓고 볼 때 창업기를 지나 성장기나 성숙기로 도약할 시점에서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다. 송 박사는 "창업하는 기업의 숫자 늘리기에 치중하는 '양적 정책'에서 창업의 생존율을 높이는 '질적 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사회 역동성을 뒷받침하던 양대(兩大) 사다리였던 취업과 창업이 동시에 심각한 중증(重症)을 앓고 있었다.
-조선일보-
[3] 취업·창업의 사다리도 망가졌다
표본 2만6544명 추적하니… 4년 지나도 69%만 일해
2595업체 7년 분석하니… 열 중 일곱 기업 문닫아
열심히 노력해 좋은 기업에 취직한 뒤 20~30년을 다니다가 은퇴 후 '2막 인생'을 준비한다는 것은 1990년대까지 '성장 세대'들에게 유효했던 생애 주기(週期)였다. 여기에 맞춰 우리 사회의 교육·취업·주택의 사다리와 각종 복지제도가 구축됐고 작동했다.
하지만 2010년, 과거의 생애 주기는 급속히 무너져 내렸다. 대학을 마쳐도 제대로 된 일자리 한번 가져보지 못한 채 주저앉아버리는 '출발조차 못하는 청년'들이 속출하고, 취업·일자리를 통한 '계층 이동 사다리'가 제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취재팀이 한국고용정보원에 의뢰, 전국 342개 대학의 2005년 2월 졸업생(2004년 8월 졸업생 포함) 50여만명 중 2만6544명을 표본 추출해 졸업 후 4년(2008년)까지의 사회진출 경로를 추적했다. 그 결과 졸업 후 2년이 지나도록 '최소한의 일자리'로 부를 수 있는 상용직(1년 계약 이상 일자리)을 구한 경우는 열 명 중 여섯 명(64%)에 불과했다. 1~2년 단위로 계약하는 비정규직이 다수 포함된 수치가 이 정도였다.
졸업 후 4년이 지났을 때도 비정규직을 포함한 1년 계약 이상의 '최소한의 일자리'를 구한 것은 열 명 중 일곱 명(69%)에 불과했다. 숫자로 따져보면 졸업 후 2년이 지나도록 대졸자 12만명이 '백수'로 남아 있고, 4년이 지나고서도 10만명이 '백수' 신세를 면치 못한 것이다.
취업 사다리의 붕괴에 대해 고용정보원 주무현 박사는 "신분 상승의 가교(架橋)는 줄어들고 신분 고착, 신분 추락을 가져오는 함정과 덫들만 늘고 있는 것은 선진국 문턱에 있는 나라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단순히 경제 성장만 한다거나 고용 등 단편적인 정책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교육 등을 망라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취업 사다리만 무너진 게 아니란 점이다. 취직이 어렵다면 또 다른 대안이 돼야 할 '창업의 계층 상승 사다리' 역시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중소기업연구원 송치승 박사팀의 도움을 받아 한국신용평가정보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2002년부터 2008년 사이 창업한 기업 2595개의 기록을 분석했더니 창업 후 7년을 버티고 살아남은 기업은 28%에 불과했다. 열 개 중 일곱 개 기업이 7년 안에 문을 닫는 셈이다.
더욱이 창업 3년이 지나면서 폐업률이 급격히 늘고 있었다. 기업의 주기를 놓고 볼 때 창업기를 지나 성장기나 성숙기로 도약할 시점에서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다. 송 박사는 "창업하는 기업의 숫자 늘리기에 치중하는 '양적 정책'에서 창업의 생존율을 높이는 '질적 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사회 역동성을 뒷받침하던 양대(兩大) 사다리였던 취업과 창업이 동시에 심각한 중증(重症)을 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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