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성 마산 중앙초 교장 - 붓글씨로 성경 필사 '화제'

오창성 마산 중앙초 교장 - 붓글씨로 성경 필사 '화제'

<경남신문>

오창성(61) 마산 중앙초 교장이 1754쪽에 달하는 신·구약 성경 전체를 직접 필사해 화제다.

오 교장이 성경을 필사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 4월 11일부터다.

성경 필사를 시작한 동기는 불면증이었다. 새벽기도회에 참석한 후 직접 성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새벽 조용한 시간에 붓이 종이에 스치는 소리를 들으며 써내려갈 때는 기쁨과 감사가 넘쳐 오히려 불면증이 있는 것이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남기독미술인협회장이기도 한 오 교장은 매일 새벽 2시간씩 성경필사하는 시간으로 정했다. 몸살이 나도 꼭 필사를 했으며, 출장 가는 날에는 전날 미리 쓰고 이틀 이상 소요될 땐 필사를 하기 위한 준비물을 챙겨갔다고 한다.

그는 지난 8월 13일 신·구약 성경 필사를 모두 마쳤다. 소요된 시간을 계산하면 약 4340시간.

"1754쪽 성경을

6년4개월 매일 새벽 2시간씩

4.95km 화선지에

110자루 붓과

5ℓ 먹물로 베껴적었죠"

화선지와 순지 2000여 장, 붓은 110자루, 먹물 5ℓ, 틀린 곳을 잘라내고 종이를 이어 붙이는 데 사용한 딱풀도 70여 통이 들었다.

한글과 한문을 혼용해 완성한 필사는 길이만 해도 무려 4.95km에 달한다. 한글만 쓰면 한 페이지를 쓰는데 30~40분 걸리지만 성경에 나오는 한자어를 연구해서 쓰다 보니 두 시간 정도 걸렸다.

한국기록원 측은 “한국 공식기록인 3.199㎞를 넘어 대한민국 최고기록 등록과 세계 최초의 기록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기네스북 공식 인증을 받으려면 운영관리비와 기록 검증 인증비, 기록증빙자료 제작비, 라이선스 사용료, 심사비 등 최소경비 2660여만원이 필요하다. 필사경비도 만만찮은데 이 일에 돈을 쏟을 만한 여유가 없어 기네스북 등재를 못하고 있다고 오 교장은 아쉬워했다.

그는 “6년4개월 동안 꾸준하게 쓰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필사를 시작한 지 약 3년 후 몸에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개를 숙인 채 오랜 시간 서서 작업을 하다 보니 목과 팔, 허리에 무리가 왔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그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쓰는 즐거움을 놓을 수 없어 교정체조인 곤봉체조, 철봉 매달려 있기, 쌍절곤을 병행하며 썼다.

오 교장은 “예술에 심취하면서 학문의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말씀을 가까이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했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