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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경남에 사는 고흐, 한 번 보실래요?

작성자
허지현
작성일
2010.11.07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578
내용
경남에 사는 고흐, 한 번 보실래요?

9일까지 박철환 작가 초대전…밤하늘 별빛·바람 휘감는 특징 그대로

<경남도민일보>


경남에 사는 고흐를 한번 만나 보시겠습니까.

고흐의 작품 <해바라기> 대신 수국, 달개비, 코스모스, 수세미 등 여러 꽃들이 대신하는 것은 어떨까요. 이번 주말에 소개하고픈 작가는 미술가 박철환의 개인전입니다.

대우백화점 초대전으로 열린 전시장에는 그야말로 고흐작품의 축소판이라고 할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박철환 작 <매화꽃 피는 밤에>

작가의 작품은 액자 안과 밖에서 최근 들어 보기 어려운 전시였습니다. 일단 많은 작품들이 옷(액자)을 입지 않고 있는 모습은 작가의 작업환경을 잘 드러내줍니다.

일부는 작가가 직접 나무판을 덧대어 만든 합판캔버스가 보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작품 <장구섬의 하루>(2007년 작)는 합판이 반으로 나뉘어 깨진 것을 임시방편으로 붙여놓은 것이었습니다. 작품 <그리움>에서는 싸구려 물감이 캔버스에서 갈라지기조차 합니다.

작품 속으로 들어가면 곧장 고흐를 연상하게 합니다. 박 씨의 작품 속 들판과 나무, 꽃은 정신병이 도진 후 사이프러스 나무를 휘감는 고흐의 감흥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밤하늘의 별빛, 구름, 바람조차 꿈틀거리며 휘감는 고흐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는 박 씨의 그림 속 들판은 시대와 장소를 달리한 고흐의 캔버스입니다.

특히 작품 <매화꽃 피는 밤에>는 고흐가 유럽으로 대량 소개된 일본의 판화작품 우키요에를 보고 그린 작품을 판박이처럼 빼닮고 있습니다.

작가에게는 언제 봄이 올지 궁금합니다. 작품 <산수유 피는 봄>에 산수유는 쥐똥만큼이나 적습니다. 왜 산수유 피는 봄날에 산수유가 적을까요.

일반의 작가였다면 과장의 영역으로 뛰어들어 온통 산수유가 피는 봄날을 그렸을 법도 한데 박 작가는 눈에 보이는 만큼이나 혹은 적게 표현한 의도가 궁금합니다.

최근까지 이렇게 작가의 열악한 작업환경을 그대로 보여주는 전시는 없었던 듯합니다. 삶의 문제를 그림이 그대로 보여주는 작업이 관람객에게 그대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그 속살을 본 관람객은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오히려 솔직한 감정을 그대로 전해주는 그림입니다.

초대의 글을 쓴 한 백면서생은 그를 두고 "항상 구부정한 모습으로 봉두난발로 그다지 밝지도 않은 작업실에서 작품에 몰두하는 친구"라며 "자신이 했던 말대로 극단적이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인 우무석은 그를 두고 "유치한 유유함에 기분이 들떠서 겨드랑이 안쪽이 간지러워지다가, 속이 홧홧홧 더워져 마음이 터질 듯한 충만한 불꽃기둥이 타는 그런 희열 같은 생기가 그의 그림에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저는 그의 삶에 대해 들은 바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그의 삶은 그의 작품에 그대로 투시되어 있는 듯합니다.

전시는 9일까지.

<여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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