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햇살이 비치자 커다란 유리창 안으로 비즈장식목걸이귀걸이, 핸드폰고리 등이 화려한 페인팅이 된 작품들이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고만고만한 주택원룸들이 빼곡히 들어찬 평범한 주택가에 뭔가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이 집은 지나가는 이들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나지막한 담장으로 살짝 열린 하얀 대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가 본다.

바로 창원시 진해구 이동에 자리 잡은 정휘공예연구소가 바로 그곳이다. 정휘공예연구소의 공방은 김정희(50) 대표의 집 정원에 자리를 잡고 있다. 민화풍의 두 폭 가리개부터 나비장을 연상시키는 가구 소품, 도자기공예품까지 없는 게 없다 싶을 정도로 다양한 핸드페인팅, 도자기페인팅, 패션페인팅, 천연염색 제품들이 1층 판매장 공간에 꽉 들어차 있다. 2층은 수강생들의 강의실로 사용된다.

8년 전 10여 평 공간서 시작…호기심에 모인 주부들 전문강사

   
 
김 대표가 고향인 진해에 자리 잡은 것은 4년 정도. 한솔교육과 창원시 주민자치센터 정보사회연구소 평생교육담당 등을 거쳐 다양한 경력을 쌓은 그는 처음에는 섬유공예에 관심을 두면서 핸드페인팅과 인연을 맺었다. 리폼섬유공예는 패션페인팅으로, 천연염색으로, 도자기페인팅으로, 양산 통도사 성파 스님에게는 옻섬유공예를 사사하였다. 점차 영역이 확대되었고 8년 전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 원했던 평생교육원을 운영하는 꿈은 어느덧 완성에 이르렀다.

"처음 공방을 시작했을 때는 많이 힘들었죠. 생활공예가 인지도도 없을 때이고 해서 눈물을 흘린 적도 많았고 일하면서 밤을 새우는 일도 부지기수였죠."

8년 전 처음 반지동에 공방을 열었을 때에는 지역에는 리폼섬유공예 등이 많이 낯설 때였다. 10평 남짓한 공방에 하나 둘 모여든 40대 주부들은 열정적으로 그의 수업을 수강했고 어느새 10평의 공간은 좁게만 느껴질 정도로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되었다. 처음에 호기심으로 생활공예를 시작했던 이들이 차례로 자격증을 따게 되면서 그의 수강생들이 백화점이나 마트 문화센터의 강사로 출강하는 일들이 잦아졌다.

4년 전 그는 진해로 둥지를 옮길 것을 결심한다. 그의 고향이기도 하거니와 창원보다 당시에 문화적 혜택에 소외되어 있었던 지역이었고 직업특성상 이동이 잦은 해군가족이 다수가 사는 곳이었기에 많은 이들에게 그의 공예를 전파할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년 전 정원에 공방 차리고 판매장·교육장 갖춘 보금자리 꾸려

북원로터리에 공방을 열었고 결과는 성공이었다. 강사자격증까지 딴 이들이 평택 등지로 전출을 가면서 그의 공예가 널리 퍼졌고 아이들과 함께 손잡고 와서 할 수 있었던 장점 덕에 주부들의 호응이 높았다. 예전에는 주부들이 주를 이루었다면 지금대학생들도 할 만큼 저변이 넓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2년 후. 많은 공예가가 꿈꾸는 것처럼 자신의 집 정원 한쪽에 김 대표는 공방을 차리게 되었다. 1층은 시원한 창으로 둘러싸인 판매장 겸 교육장, 2층은 교육장으로 꾸며진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현재 롯데백화점 창원점과 롯데마트 진해점 문화센터에 출강하면서 그의 공방에서도 다양한 생활공예에 대한 강좌를 이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평생교육원을 하고 싶다는 마음에 여태껏 그 꿈을 향해 달려왔고 이제는 간판을 평생교육원이라고 따로 붙이지 않아도 우리 공방에서 이미 그렇게 되어 가고 있기에 그 꿈은 이룬 것 같아요. 또 저에게서 생활공예를 배운 이들이 다양한 대회에 나가 입상을 하는 것도 보람 중의 하나이지요. 앞으로는 시인으로 등단하는 것이 꿈입니다. <시와 늪>이라는 동인지 활동을 하고 있는데 시와 그림은 항상 같이 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 2층에는 공예갤러리카페를 여는 것이 또 다른 꿈이기도 합니다."

 

경남도민일보_채지혜 기자 | know@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