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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문화행정 올 한해 공회전 우려
- 문화재단 상임이사·예술관장 줄줄이 '임기만료'
창원문화재단이 인사 난맥상으로 삐걱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창원문화재단 내 인사와 관련한 문제는 1년여간 지속할 것으로 보여 창원시 문화행정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공석인 상임이사 자리에 시 고위급 공무원이 앉을 것이란 소문도 들려 어떤 이가 선임될지 관심이 쏠린다.
◇줄줄이 이어지는 퇴임과 정년 = 현재 창원문화재단 내 인사 문제는 상임이사와 성산아트홀, 3·15 아트센터 관장 등 총괄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다. 재단의 핵심 부서인 사무처와 성산아트홀 내에도 결원이 예상된다. 이어 12월이면 진해문화센터의 인사도 예정된 상태다.
이 상태라면 각각의 자리에 사람을 뽑고, 새로 임명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은 당연지사. 새로 임명된 이들이 새 업무에 적응하고, 각 부서 조직을 이끌어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재단의 정상적인 운영은 내년 상반기 중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따라서 시민을 위한 수준 높은 문화 환경 조성이라는 기본 업무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다.
먼저 지난 18일 김혜경 상임이사 겸 성산아트홀 관장이 임기 만료로 이임했다. 이로써 창원문화재단 내 상임이사와 성산아트홀 관장 자리가 한꺼번에 공석이 된 셈. 4월에는 김인하 3·15아트센터 관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그러나 시는 상임이사 자리가 공석이 될 것이 예상됐음에도 인제야 공모를 통한 선임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산아트홀과 3·15아트센터 관장 공모는 오는 23일에야 한다.
대개 인사 공백이 예상되는 경우 업무처리의 연속성을 위해 전임자 퇴임 전, 공모나 임명을 통해 후임자를 뽑아두는 점을 미뤄보면, 현 시점은 늦어도 한참 늦은 셈이다. 이 때문에 지난 18일 김혜경 상임이사 겸 성산아트홀 관장이 후임자 없는 이임식을 했다.
더불어 재단 내 주요 부서 직원 정년도 문제다. 현재 재단 사무처는 재단 운영을 총괄하는 핵심부서.
그러나 김진수 재단 사무처장은 오는 5월 말이면 정년을 채우게 된다. 성산아트홀 정운창 전시교육부장 역시 오는 5월 말이면 정년을 맞게 돼 재단을 떠날 수도 있다. 또 현재 민간 위탁 중인 진해문화센터(진해구민회관)를 내년 1월부터 재단에서 위·수탁 운영하게 되면 이에 대한 인사도 필요하다.
이에 대해 창원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지난 11일에야 '창원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이 개정됐다. 그래서 정관과 내부규정이 아직 바뀌지 않아 상임이사 선임이 늦어지는 것"이라며 "현재 공모를 통한 상임이사 선임이라는 틀은 정해졌다. 이른 시일 내에 공모 공고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창원문화재단 관계자는 "오는 23일께 성산아트홀과 3·15아트센터 관장 공모관련 공고가 나올 것"이라며 "4월 중으로 각 시설의 관장을 뽑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상임이사는 어떤 사람이 들어오나? = 창원문화재단 상임이사 자리를 두고도 이런저런 말이 많다. 일각에서는 전국 공모를 통해 문화예술전문가를 선임하지 않고, 시청 공무원이 들어올 것이라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러한 관측은 지난 11일 의결된 '창원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 내용에 근거를 두고 있다. 개정 조례안에는 '상임이사 임명 방법'이 기존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이사장이 임명'에서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 이사장이 임명'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되면 이사들 간의 합의를 통한 의결보다는 이사 가운데 힘있는 자의 의중에 따라 상임이사가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창원문화재단은 박완수 시장이 당연직 이사장을, 정기방 문화체육국장이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
더욱이 이번에 창원시가 시설관리공단 상임이사로 퇴직 공무원과 모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정치인을 선임한 것이 문제시되면서 이러한 우려는 더 커지는 형편이다.
이 가운데 창원문화재단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현재 흘러나오는 얘기로는 시 문화체육국장이 상임이사를 맡고, 관장은 문화예술계 전문가를 뽑는 체제가 유력하다"며 "시설마다 관장을 두는 것은 통합의 첫 단계라 마산, 진해 지역의 소외감을 줄이려는 방편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화예술관련 전문가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상임이사는 문화예술과 예술인에 대한 이해가 높고, 또 관련 인맥도 풍부한 민간 경영인이 오면 제일 좋을 것"이라면서 "행정 경험만 갖춘 공무원이나 경영 경험이 없는 예술인이 와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지역 대학에서 문화사회학을 가르치는 교수는 "공무원이 못 간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이는 문화예술 쪽 활동 경력이 출중한 사람일 때만의 얘기"라며 "특히, 성산아트홀과 3·15아트센터에는 문화예술행정전문가가 아니라 경영기획전문가를 두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경남도민일보/김두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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